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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테스크 출연 방재승 위원장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25일 사직서 제출"


입력 2024.03.21 08:55 수정 2024.03.21 08:58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방재승 "교수들 혼신의 힘 다해 병원 지키고 있지만 지쳐가…한국 의료 상처 받을 것"

"정부,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어…정부·전공의 협상테이블 앉을 수 있도록 노력"

정부 향한 과격 발언도…임현택 "파시스트적 尹정부에게 필수의료 지키기 위해 투쟁"

의대생들 "해부 실습도 제대로 못 해보고 강제 진급으로 의사 될 것…휴학계 수리 요구"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지속하자 정부가 현장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로 밝힌 11일 오전 서울의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지속하자 정부가 현장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로 밝힌 11일 오전 서울의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20일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을 공식 발표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에 이어 전국 주요 대학 의대 교수들은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25일 예정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의대증원 발표로)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며 "교수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병원 지키고 있지만 점점 지쳐가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줄도산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너무 큰 상처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육에는 여러 가지 실습 기자재와 첨단 장비와 고도의 숙련된 교수진 필요하다"며 오전, 오후, 야간반 의대를 하자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도 안되는 증원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나 폭주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며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정부와 의협, 전공의들이 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를 '파시스트'로 표현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협 차기 회장 후보이기도 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성명에서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모든 의사들이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멍청한 정치인들아. 이게 의사 숫자로 해결될 문제로 보인단 말이냐"고 과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도 '정부는 의대생 2000명 증원 배정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내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 졸속 정책은 우리나라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라며 "사직서를 내고 휴학계를 제출한 (전공의·의대생 등) 후속 세대 1만5000명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대 증원은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국대의대 교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불이익이 현실이 되는 순간 일정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수십조 원의 국가재정을 투입하고도 현재의 인구감소를 해결하지 못한 보건복지부에서 폭력적인 의대 정원을 전문가 집단과 상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입장문에서 "정부에 다시 간곡히 호소한다"며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붕괴 정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조속히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게 지금이라도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성명을 통해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라 마치 대검찰청 특수부를 상대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지방에 의대정원을 집중 확대하면 지역민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는 얄팍한 속셈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군사정권처럼 밀어붙이지만 대한민국의료는 되돌릴 수 없다"며 "최악의 상황은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마녀사냥식 개혁은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행정소송을 통해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들의) 정당성을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학 교육의 질을 우려하며 해결책을 반드시 찾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전의교협은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는 별개의 의대 교수 단체다. 이들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 증원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조윤정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고려의대 교수의회 의장)는 이날 전의교협의 온라인 브리핑에서 "해리포터에 나오는 매직 완드(마법 지팡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걸(시설과 공간)을 어떻게 짓고 이 돈을 어디서 만들어오냐"며 "(의대 증원) 문제는 의대교육 현장과 연계돼 있으므로 단순하게 한 마디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전의교협은 의대생, 전공의, 의협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현명한 해결책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논의의 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배분 발표를 한 20일 대구 한 대학병원 수술실 앞에서 시민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대 증원 배분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증원 배분 발표를 한 20일 대구 한 대학병원 수술실 앞에서 시민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대 증원 배분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의대생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의대·의전원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증원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해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은 협박과 겁박으로 의료계를 억압하고, 이로 인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일방적 발표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며, 학생들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휴학계를 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이날 기존보다 2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공식 발표하면서 27년 만의 의대 증원에 '쐐기'를 박았다. 정부는 기존에 여러 차례 강조했던 대로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비수도권에 증원분의 82%를 배정하고, 경기·인천지역에 나머지 18%를 배분했다. 서울지역 정원은 1명도 늘리지 않았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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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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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이드 2024.03.21  09:56
    그럴려고 의사가운 입었니? 너는 벗는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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