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저출산은 타협 불가 최우선 해결 과제, 그래서 정치는 안해"
국민의힘 영입인재 1호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원장
2024.01.03 05:33 댓글쓰기

총선을 앞둔 정당들의 인재 영입은 단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입된 인사들은 지역구 공천 내지 비례대표를 통한 총선 출마를 사실상 확정하고, 당은 이들의 면면을 통해 차기 총선의 방향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회로 삼는다. 지난 12월 8일 여당인 국민의힘의 첫 번째 인재영입 발표 역시 이 같은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5명의 인재 중에서도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필수의료 문제, 특히 소아과 진료대란과 의과대학 증원 등과 연결고리를 갖고 국회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그는 이런 기대를 단박에 허물었다. “정치는 안한다”고 선언했고, 소아과 진료대란을 비롯한 의료 현안에 대한 얘기도 한사코 거부했다. 하정훈 원장은 “오롯이 초저출산 해결에만 모든 것을 걸겠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데일리메디는 인재영입 발표 1주일 뒤 하 원장을 만나 영입 승낙 등 그의 뜻과 향후 행보 등을 들었다. [편집자주]


“인구절벽 심각,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 없다”


그에게 초저출산은 처참한 전쟁이다. 단순 비유가 아니라 정말 그는 전쟁터 한 가운데 놓여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흔히 출생아 수가 10년 동안 20만명 줄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20만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하정훈 원장은 “매년 20만명 이상이 태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어느 전쟁도 매년 이 정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사람들이 직접 피를 보지 않으니 전쟁이라고 느끼지 못했을 뿐 저강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60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48만4600명에서 24만명 가까이 줄었다.


출생아 수는 지속 감소해 2025년에는 21만8000명까지 떨어지며 사망자 수 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72년 국내 인구는 3622만명까지 급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정훈 원장은 “이대로 가면 지금의 아이들은 전시만큼 비참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력은 반토막 나고 노인들은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에 정치권의 부름에 응한 제일 큰 이유는 우리 아이들을 가난한 나라에 살고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막대한 규모의 지원책을 쏟고 있지만 출산율은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2년 저출산 예산만 해도 50조원을 넘겼다. 그는 이러한 대규모 지원책이 오히려 독(毒)이 됐다고 진단했다. 


하 원장은 “모두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며 “정책들이 도리어 지원이 없으면, 집이 없으면, 돈이 없으면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을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과 매체에서도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아이를 안 낳아본 사람들조차 육아가 힘들다고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묻지마 지원이 독(毒), 육아문화 조성부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육아문화 조성이 우선이라는 게 하정훈 원장의 제언이다.

그는 “아이를 쉽게 키우는 문화,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를 간과한 저출산 정책은 도리어 역효과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쉽게 키우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들이 미래의 가족을 그릴 때 아이들이 포함된 이미지가 자연스레 연상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화 조성에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적임자다.

하 원장은 “육아를 계속 정신과에서 다루려 하니까 지금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군대를 관심병사 기준으로 운영하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저출산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인선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 2005년 출범한 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직속기구로, 지난 2022년 말 8기 민간위원에 사회복지·주거·간호·경제 등 전문가들을 위촉했다.

하 원장은 “10년, 20년 전에도 저출산위원회에 육아 지침을 만들자고 숱하게 얘기했지만 반응도 없었다. 육아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출산 대책 마련에 뛰어든 사람들이 저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눠먹기하고 있다”며 “그러한 행태를 단칼에 무너뜨릴 생각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소아과 진료대란은 후순위, 저출산 해결이 우선”

총선 출마를 단칼에 거절한 것도 저출산 정책 마련에 있어 다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정훈 원장은 “비례대표 생각은 아예 없다. 정치를 하면 현장감을 잃는다”며 “또 정치를 하면 타협해야 한다. 지금 저출산 상황은 타협이 불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이념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럼 내가 제시하고자 하는 저출산 해결책들이 희석된다”며 “중립적인 시선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둔 여당의 영입에 여러 우려가 이어졌다. 

특히 하 원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에는 각 정당 지지자의 댓글이 뒤섞이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손해지만 제안이 왔을 때 고민도 안했다”며 “저출산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국민의힘과 공감대가 있어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중에 1사단으로 갈까 2사단으로 갈까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며 “1사단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하니 그쪽으로 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활동에 대해서는 “전문가는 도구다. 나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당이 결정할 문제”라며 “내 의견을 말할 것이다. 지금 당에 제출할 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그의 머릿속은 온전히 저출산 해결로만 채워져 있다. 34년간 동네 소아과 의원을 운영했지만 현재의 소아과 대란도 저출산 다음 문제일 뿐이다.

그는 “소아과 대란에 대한 생각은 지금 내 머릿속에 없다. 육아 문화 복원과 연관이 돼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안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소아과 살리기보다 소아과에서 육아 상담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 원장은 올바른 육아 문화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2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급락하는 출산율에 시간은 촉박하기만 하다.

그는 “전시라는 생각으로 임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느긋한 마음으로는 불가하다. 이미 임계점은 10년 전에 지났다. 타협 없이 밀어붙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2023년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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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돈규 01.03 07:13
    시바. 아기주도 식사한다고 애들 다 지멋대로 망쳐놓고,

    또 무신 정치한다고 지랄이냐!

    정치권에가서 안 망가진 사람봤냐?

    제발 꼴깝히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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