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러시로 필수의료 위기 논리에 醫 "통계 왜곡" 반박

대형병원 병상·의사수 상승 곡선 유사…동네병원은 역전 현상
미래의료포럼 "문제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와 저수가"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1-07 06:0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개원 러시가 응급·중환자 진료체계를 무너지게 했다는 논리 기정사실화되자 의료계가 통계 왜곡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미래의료포럼은 6일 건강보험 통계연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먼저 개원 러시로 대형병원 응급·중환자 진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은 서울대 의료관리학 김윤 교수로부터 시작됐다고 짚었다.

김 교수가 지난 7월 '국민 여러분, 아프면 큰일 나요'라는 칼럼에서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지난 10여 년간 간신히 버텨온 응급환자와 중환자 진료체계가 최근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사들이 동네 병의원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며 "지난 5년간 동네 병의원 의사는 6500명 넘게 늘어난 반면 대학병원과 큰 종합병원 의사 수는 거의 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언론을 통해 기정사실화했다는 지적이다.

미래의료포럼은 건강보험 통계연보 분석을 통해 흔히 필수의료로 불리는 응급·중환자 진료체계 붕괴는 의사 수가 아닌 의료전달체계 붕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0병상당 의사 수와 병상 수 변화를 볼 때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은 유사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반면, 오히려 동네병원은 병상 수 증가에도 100병상당 의사 수는 감소했다는 것.

해당 기간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체 병상 수가 3만5214병상에서 4만8057병상으로 3.65% 증가했고, 100병상당 의사 수도 40.3명에서 47.2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병원의 경우 병상 수는 7만6598병상에서 11만1005병상으로 44.9% 증가했고, 100병상당 의사 수는 14.5명에서 19.8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동네병원의 경우 병상 수는 12만2123병상에서 46만8792병상으로 급증했지만, 100병상당 의사수는 4.4명에서 3.6명으로 감소했다.

미래의료포럼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병상 수와 100병상당 의사 수가 같은 기울기로 증가했고, 동네병원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의사들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외면하고 동네병의원으로 진출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언급했다.

응급·중환자 진료체계 붕괴 원인으로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와 저수가를 지목했다.

환자가 3차 의료기관에 몰리며 과부하가 걸리지만 저수가로 인해 충분한 의료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구조가 개원 러시로 인한 의사 부족이라는 오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의료포럼은 "내일이라도 당장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대형병원이 중증환자만 보고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해결될 문제"라면서 "어느 세월에 '비필수' 시장을 넘치게 만들어 낙수로 필수의료를 채우겠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통계 수치만을 갖고 현상을 분석하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가장 큰 약점은 현장 상황을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의료현장 올바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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