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료, 의대정원계획 발표 연기에 '인프라 개선 전제돼야'

19일 보건의료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서 최혜영 의원 질의
최혜영 "의대정원 확대목표, 의사 수 아닌 지방·공공 인프라"
이재태 원장 "정책적인 배려 방향 정해 신중한 확충 필요"
'낙수효과' 논란엔 "의미 상 용어 부적절" 공감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10-20 12:01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국회와 의료계에선 지역·필수 의료 인프라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실시한 보건의료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과의 질의에서 의대정원 확대 계획에 대한 의견을 털어놨다.

최혜영 의원은 "당초 오늘 발표하기로 예정돼있던 윤석열 정부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원장님께서는 현재 보건의료연구원장이시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대구경북지역 의료계에서 활동을 하셨고, 지역보건의료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오신 걸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또 "원장님께서 SNS에 '경북대병원 인턴 정원 85명에 지원자 수가 67명이어서 다 뽑아도 18명이 부족하다. 이 병원은 지원이 곧 합격이다. 또 수도권 출신 의전원 학생들은 졸업 후 수도권으로 돌아가고 경북대병원 전공의 지원자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현 상황이다. 암담한 지방소멸 현장'이라는 표현까지 쓰셨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이것이 지방의료 현실이고, 저를 비롯해 당 의원님들이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라면서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정책 목표는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이 절대 아니고, 지방의료체계 붕괴 문제를 비롯해서 필수의료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해 국민 여러분께서 전국 어디에서나 제대로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정책 목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야지만 늘어난 의대 정원을 지역 의과대학에서 배정하고, 또 이들이 그 지역에 남아서 필수의료 체계를 책임지도록 하는 체계를 반드시 함께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원 확대로 늘어나는 의사들이 지금처럼 분명히 수도권 지역과 또는 미용·성형 분야로 더 많이 흘러갈 것이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 현상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태 원장은 "저도 의사 수가 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립대병원에서 오래 근무했었고, 지난해에 지방 안동의료원이라는 도립병원에서 근무해보니까 의사 구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정원은 확실히 확장돼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확대 규모가 얼마나 될지, 어떤 방법으로 할지, 또 정책적인 배려는 어떻게 해야 될지 지금부터 생각해보고, 신중히 확충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하면서 같은 입장을 취했다.

특히 이날 질의에서는 18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발언한 '낙수효과'도 언급됐다.

최 의원은 "어제 건보공단 이사장님께서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낙수효과는 미비하지만, 미용의사가 늘어나고 건보공단 재정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답변하셨는데,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원장은 "어제 낙수효과가 언급된 후에 한참 생각을 해봤다. 낙수효과라는 것은 수도권 그 다음에 미용·성형 이런 것을 채우고 남는 사람들이 지방에도 가고 공공의료에도 가지 않겠나 이런 의미가 강한 것 같아서, 용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응했다.

이어 "제일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나 그 다음 필수의료에 들어가고 거기에서 넘치는 사람들이 미용이나 성형에 가야되기 때문에 저는 낙수효과를 오히려 반대로 써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답을 들은 최 의원은 "그 소신을 잘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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