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0 11:00최종 업데이트 23.09.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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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전공의 탈출러시 진행 중…공공병원은 5년새 충원율 102%→ 20.8% 추락

2차병원 충원율도 39.9% 그쳐, 전체론 45% 빠졌다…"이대론 존폐위기, 정부 대책 필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가정의학과 전공의 충원율 추이. 사진=대한가정의학회 수련위원회 박연철 수련 간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가정의학과가 위기에 직면했다. 공공병원 전공의 충원율(정규+별도)이 최근 5년 사이 82%나 빠지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과의 방향성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지역공공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주요 이유로 지목한다. 

전공의 지원 감소, 비수도권·2차병원·공공병원일수록 심각

20일 가정의학회에 따르면 최근 5년 가정의학과 전공의 충원율은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는 추세다. 2018년 당시까진 전체 가정의학과 전공의 충원이 98.4%로 양호한 상태였지만 2023년 기준 53.3%로 45%p넘게 빠졌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가정의학과 전공의 충원율 추이. 사진=대한가정의학회 수련위원회 박연철 수련 간사


이 같은 전공의 탈출 행렬은 비수도권 지역, 2차병원, 공공병원일수록 더심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 전공의 충원율은 99.5%에서 58.5%(-41%p)로 감소했으나 비수도권의 경우 96.1%에서 42.4%(-53.7%p)로 비수도권이 12%p 더 감소세가 빨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충원율은 68.1%로 그나마 양호했지만 인천과 경기는 36.5%, 강원은 42.9%, 대구와 경북은 35%, 대전과 충청권은 31.8%, 부울경은 44.1%의 지원율을 보였다. 

병원 종별 차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3차병원의 경우 5년 전만해도 전공의 충원율이 100%에 달했지만 최근 66.7%로 줄었고 2차병원은 96.7%에서 39.9%로 56.8%p나 전공의가 사라졌다. 

국립대병원의 전공의 충원율은 94.7%에서 71.8%로 감소했고 민간·사립병원은 98.2%에서 57.1%로 감소,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공공병원은 102%에서 20.8%로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무려 82%p나 줄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가정의학과 전공의 충원율 추이. 사진=대한가정의학회 수련위원회 박연철 수련 간사


내과 3년제로 수련 메리트 줄고 미래 전망도 불투명

학회는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의 불투명한 전망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줄어든 혜택으로 인해 충원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내과 수련 3년제 변경으로 인한 가정의학과 수련의 메리트가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라는 게 학회 측 견해다. 

대한가정의학회 수련위원회 박연철 수련 간사는 19일 신현영 의원이 주최한 가정의학회 간담회에서 "내과수련이 3년제로 변경되면서 가정의학과 3년제 수련의 이득이 없어졌다"며 "전공의 특별법으로 인한 타과 대비 수련 강도의 표준화도 한 몫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현행 가정의학과 수련이 학생이나 인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수련 이후 비전 수립이 어렵다"며 "대학병원에서 경증질환을 제대로 진료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굳이 가정의학과를 지원하기 보다 다른 과로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병원 등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단순한 노동 인력으로 소모되는 것에 대한 자괴감도 심하다. 또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파견수련에서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도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낮은 일차의료 관련 수가도 문제로 지목된다. 

2020년도에 요양병원 8개과 가산제도가 없어지면서 노인의학에 관심있던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의 취업이 감소했고 최근 지역 필수의료 대책에 가정의학과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관심도가 더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간사는 "더 이상 노인의학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가정의학과를 선택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수가적으로도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의 실패가 가정의학과 전망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19일 주최한 전국 가정의학과 교수 간담회. 

코로나 거치며 공공병원 수련은 절망 수준…"수련 방향성 다시 고민" 주장도

특히 공공병원 가정의학과 지원율이 낮은 이유론 코로나19 시기 공공병원이 코로나전담병원으로 지정되고 가정의학과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연철 간사는 "지역공공병원에서의 가정의학과의 공공성이 간과되고 있다. 대부분 지역공공병원이 코로나 시기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고 부실수련 논란이 야기됐다"며 "현재 공공병원들은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공의 수련의 질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있지 않는 한, 가정의학과 존립자체가 흔들린다고 입을 모았다. 

가톨릭성모병원 최환석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일차진료에서 경험해야 하는 환자들을 직접 만나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병원평가나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일차진료 교육 운영 점수 가산을 하고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공의 수련담당 지도전문의 인력 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가정의학과에 지원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보상 체계 개발과 1차 진료 수가 정상화, 전공의 임금 지원, 보조인력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차의료 수가체계에 대해서도 그는 "미분화된 증상에 대한 초기 접근을 위해 충분한 병력청취와 신체진찰을 할 수 있도록 환자 1인당 충분한 진료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과의 수련 방향성을 재차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는 "일차의료에 특화돼 있다고 하지만 진지하게 가정의학과가 내과 보다 진료를 더 잘하는지 다시 고민해보게 된다. 과의 목적과 수련 방향성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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