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8 06:03최종 업데이트 23.09.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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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지망한다고 소개팅서 차여”…박민수 차관 “필수의료, 사법 리스크 해결할 것”

16일 토크콘서트서 “사법 리스크 해결 최우선…병원은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고 필수의료 수가 더 주겠다"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얼마 전에 소개팅남에게 차였다. (찬 이유는 내가) 흉부외과에 가고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흉부외과에 대한 인식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고, 어떤 전공을 선택해도 삶이 무너지지 않길 희망한다.”
 
보건복지부가 16일 예비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연 토크 콘서트에서 한 의대생은 이 같은 사전 질문을 던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흉부외과(심장혈관흉부외과)는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을 수술로 살려내는 필수과 중 하나지만 여타 필수과들에 비해서도 장시간 근무 등으로 더욱 열악한 여건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이 같은 의대생의 사연을 듣고 “흉부외과가 그만큼 어렵고 여건이 힘들어서 그런 반응들이 있었던 것 같다. 정부가 노력 중”이라며 “어려운 여건을 개선하고 그런 분들에게 보상이 더 적절하게 갈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제도로 자꾸 녹여내는 게 복지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복지부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향후 펼쳐나갈 정책의 큰 방향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사법 리스크, 과도한 근무량,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세 가지 큰 문제로 본다며 그 중에서도 사법 리스크를 가장 시급해 해결해야 할 이슈로 꼽았다.
 
박 차관은 “필수의료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말하는 게 사법 리스크다. 그런 일(소송)이 늘 있다보니까 굉장히 어려워 한다”며 “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려 하는데 쉽지는 않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건 정부가 혼자서 할 건 아니고, 의료계와 힘을 합쳐서 제대로 스터디해서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며 선진국이 됐는데, 아직 선진국으로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부분 중 하나가 의료인들에 대한 사법 리스크 관리 체계다. 정립된 제도가 없다보니 다 소송으로 간다”며 “필수의료 중 사법 리스크는 시급하다. 해결을 안하면 여러분(의대생)들이 지원을 안할 것 같다. 빨리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또 과도한 근무량에 대해선 “뒤집어 얘기하면 병원에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병원이 더 많은 인력을 쓰는 구조로 가겠다. 지금까지는 (병원들이) 전공의에게 많이 의존했는데 앞으로는 전문의 중심으로 갈 수 있게 구조를 바꾸겠다. 간호사도 간호등급제 개편, 간호간병서비스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인력이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차관은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행위 들이 더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똑같이 30분 소요되는 의료행위라도 거기에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고, 생명과 직결돼 긴장도가 높은 행위라면 보상 정도가 달리 평가돼야 하지 않겠냐”라며 “지금 수가 제도가 그렇게까지 세분화돼있지 않은데, 그런 요소들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차관은 이 세 가지 문제를 단 시일내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내년에 당장 이렇게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하긴 어렵다. 현재 구조와 제도도 수십년간 누적돼 온 것이기 때문”이라며 “하루아침에 다 바꿨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 개정하려는 방향을 명확히 찍고, 그 방향을 향해 끊임없이 계속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단숨에 안 되는 게 (대형병원 인력 문제만 해도) 지금 서울대병원 교수 정원을 두 배 늘리면 지방의 국립대병원 하나가 망할 거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갓난아기 다루듯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 입장에선) 왜 이렇게 느리냐고 답답해 할 수 있지만 어쨌든 방향성은 그렇게 잡고 갈 거고, 거기에 맞게 상급병원 지정, 수가 제도 등도 손 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더 많이 뽑을 수 있도록 교수 정원 문제, 신분 문제도 연구 중”이라며 “미국 하버드 의대는 의대교수만 5000명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그 많은 교수를 유지할 수 있는지 직접 가서 확인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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