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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회장 "외과의사는 '멸종' 중···비현실적 저수가 고쳐야"
이세라 회장 "외과의사는 '멸종' 중···비현실적 저수가 고쳐야"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9.11 09: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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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숨이 달린 긴급한 수술 보상이 '쌍꺼풀 수술' 1/10수준
"40여년 이어진 낡은 건보제도 현재 경제위상 걸맞게 수정해야"

대한외과의사회(이하 의사회, 회장 이세라) 2023년 추계학술대회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10일 개최된 가운데, 비합리적인 필수의료 저수가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40년 넘게 이어진 낡은 건강보험을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게 뜯어 고쳐야 한다는 고언이다. 많은 책임이 요구되는 필수의료진들에게 타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세라 회장은 “의료에서 즉각적인 책임을 많이 부여 받은 분야가 필수의료다. 특히 응급수술이 필요한 질병이나 증상, 외상환자,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가 그러한데, 젊은 의사들이 책임져야 할 분야를 선택하기보다 책임이 없는 분야를 선택하는 추세”라며 “책임을 모른 척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공직자들이 많이 취하는 행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결과는 내년 전공의 모집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많은 책임이 부과되는 필수의료에 충분한 수가가 책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회가 의대정원 증원을 요구한다면 동의할 수는 있지만,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곧 필수의료 보강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외과 상대가치점수 구성 현황표(이세라 외과의사회장 제공)
외과 상대가치점수 구성 현황표(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 제공)

이 회장은 “맹장수술 수가가 7만5000여원이다. 장폐색 때문에 소아 환자 배를 여는 수술을 했더니 수가가 45만원이다. 거기에 의사의 행위료는 수가의 22%에 불과하다. 의사의 업무량에 비해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수가가 책정돼 있다. 쌍꺼풀 수술 100만원을 주고 하는 것은 아무도 비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 목숨을 살리고 책임도 많이 묻는 외과 수술 수가가 비현실적이라고 하면 비판한다”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대로면 필수의료는 침몰하게 된다. 나이 든 외과의사들은 당직에 지쳐있다. 곧 정년으로 물러난다. 새로운 인력은 충원되지 않는 상황이다. 젊은 의사들은 1년만 있다가 MZ세대 답게 힘들면 금방 포기하고 나가버린다. 외과의사가 '멸종'돼 간다고 표현해야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전공의 교육 시스템도 어그러지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이 생기며 전공의가 수술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있다. 또 실제 수술해 볼 기회도 사라지는 형국이다. 펠로우 과정을 밟기 전에 문서작업만 하고 있어 즉각적인 수술을 할 실력 함양이 힘들다는 게 현장 의사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요구됐다. 이 회장은 “영국식 의료제도인 NHS는 정부가 세금으로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의료제도는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서 할인된 의료를 제공받는 형태이다. 영국은 무상의료를 받기 위해 몇 달을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다. 최근에는 그러한 기다림에 불만을 가진 전체 환자의 14%가 민간 의료기관을 이용한다. 영국의 사례를 볼 때 모든 질병을 보험급여화 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보험의 시작을 1977년 기준으로 보면 46년이 됐고, 전국민 의료보험(1988)의 경우 35년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고 사회와 생활양식도 크게 바뀌었다. 지금은 한국 의료제도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이 비응급, 비필수 혹은 미용성형에 종사하는 의사들에 비해 차별받는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기호 학술부회장은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외과 전공의 부족 현상을 조망하고, 전공의들이 나아가야할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하고자 전공의 특별 세션을 준비했다”며 “수련이 끝난 봉직의나 개원의들이 어떤 환경에서 진료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정책세션을 별도로 만들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각 분야에서 해야하는 진료문제와 의료정책에서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의견 교환하는 프로그램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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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2023-09-12 09:48:13
맹장수술 수가는 40만원 정도입니다. 제대로 알고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