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행부 과제로 전공의법 개정안 국회 통과 꼽아
수련시간 단축 의료계 우려에 "모두가 만족할 순 없어"

지난해 9월 1일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 제26기 집행부를 이끌어 온 강민구 회장이 오는 31일 퇴임한다.

강 회장은 지난해 열린 제26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서 전 집행부 부회장을 역임했던 회무 경험을 강조하며 당선됐다. 공약으로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강조하며 ▲전공의 급여·수당 현실화 ▲36시간 연속 근무제도 개선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등을 내세웠다.

임기가 시작된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고 '필수의료 붕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필수의료 인력 처우 문제가 공론화되며 전공의의 수련 실태도 함께 주목받았다.

강 회장은 당시 상황이 전공의 수련 실태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회에서 전공의 수련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발의까지 이어진 점을 지난 회무 성과로 꼽았다.

아쉬운 부분으로는 발의된 법안을 국회 통과까지 이끌지 못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차기 집행부에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법제화를 이뤄내 달라고 당부했다. 박단 신임 회장이 이끌 제27기 집행부는 오는 9월 중 출범한다.

강 회장은 지난 23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대전협 집행부로 회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전공의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전공의 생활과 대전협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부담됐지만 1년 임기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강민구 회장은 지난 1년 간 소회를 밝히며 전공의 처우에 대한 공론화를 이뤄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청년의사).

강 회장은 지난 1년 새 정부와 국회에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점을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수련시간 단축 내용이 담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이하 전공의법)’ 개정안 발의를 이뤄냈으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전공의 수련·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같은 당 최혜영 의원은 올해 각각 전공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연속 수련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1주 수련 시간을 68시간으로 줄이고 연속 수련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지난 6월 열린 제10차 의료현안협의체 합의사항에는 전공의 근로 시간 단축, 수련교육 내실화, 전문의 중심의 의사 인력 운영 방안 마련 등 전공의 수련·근무 환경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강 회장은 “임기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며 필수의료와 의료 종사자들 처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 과정에서 전공의 처우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었다”며 “특히 전공의의 장시간 노동, 과도한 1인당 담당 환자 수, 36시간 연속 근무 등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3월과 5월에 수련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이 담긴 전공의법 개정안이 발의된 부분을 성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제10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전공의 수련·근무 환경 개선과 전문의 중심의 인력 운영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1년 임기 내 전공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남았다"며 "차기 집행부가 한계점을 보완해 개정안 통과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공의 수련·근무 개선은 의료계에서도 공감을 얻었지만 수련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의료현장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공의가 일찍 퇴근하면 '대책이 없다'는 한탄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모든 이해당사자가 만족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공의 수련시간 문제는 의료기관 의사 인력 재배치와 관련된 만큼 의료계 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제27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서 입후보자가 없어 일정이 연기되는 등 젊은 의사들의 대전협 참여도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강 회장은 이러한 문제도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으로 귀결된다고도 봤다.

강 회장은 ”전공의 참여도가 낮은 이유는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주당 50시간 근무하면 대전협 회무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며 ”이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전공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그들도 목소리를 내고, 시스템의 합리적인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현재 박 당선자가 연속성 있는 회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부서별 담당자가 구성되면 개별 인수인계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게 되더라도 기회가 닿는다면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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