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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 "안면신경마비 한의진료지침 근거 부족, 부작용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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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 "안면신경마비 한의진료지침 근거 부족, 부작용 초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8.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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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 지식 요구되는 진단도구 사용도 포함"..."크게 보완해야"

[의약뉴스] 한의사들이 안면신경마비에 사용하는 한의학 표준진료지침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의학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진단 도구의 사용이 포함됐고, 치료에서는 근거중심의 현대의학적 치료방법이 배제돼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원장 우봉식)는 최근 ‘2019년 발행된 안면신경마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학술적 검토 및 문제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안면신경의 마비는 결과적으로는 안면의 비대칭을 가져와 개인의 자존감을 크게 떨어뜨리며 우울증 및 대인기피증을 일으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또 눈물샘 및 침샘의 분비 및 미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합병증을 만들 수 있다.

지속적인 치료 및 재활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상당히 높고,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비용 및 노력의 소모가 큰 질환이지만 의학과 한의학으로 나눠진 국내 의료 현실상 이중적 진료 소요가 가장 높은 대표적인 질환이다.

▲ 2015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한의임상진료지침 내용 중 치료에 대한 임상의사결정 지원체계의 모식도.
▲ 2015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한의임상진료지침 내용 중 치료에 대한 임상의사결정 지원체계의 모식도.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구안와사’ 등의 병명으로 명칭하고 치료해오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도 한의학적 치료효과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은 질환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최근 국내 연구결과 안면마비로 한의 요양기관만 이용하는 비율이 64.7%에 달했다.

연구팀은 “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한의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진단 및 치료과정 중 일부는 근거가 충분치 않고 일부 환자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당수의 환자들이 초기에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발병 초기의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잘못된 진단과 치료는 환자의 불완전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2019년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이 발행한 ‘안면신경마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해 안면신경 관련 임상경험이 풍부한 대학교수 및 전문의 9인의 위원을 구성한 뒤, 국내 기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요청해 자문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9인으로 구성된 위원들이 만장일치 의견으로 지침서의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지침서는 안면신경 마비의 전반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이 중 상당 부분은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근거가 많이 부족하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진단의 경우에는 현대의학의 전문 지식이 상당히 요구되는 진단 도구의 사용이 포함됐고, 치료에서는 아예 근거중심의 현대의학적 치료방법이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침서의 개발 그룹에 포함된 모든 전문가 및 자문위원에 현대의학의 전문가가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현대 의학의 진단 및 치료 방법에 대한 내용의 언급 자체가 적응증에 맞지 않는 검사를 부추기며, 결과에 대한 해석도 자의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불필요한 검사 자원 및 비용의 낭비 가능성을 비롯해 잘못된 해석에 따른 치료로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침서는 ‘권고등급 C’를 ‘편익을 신뢰할 수 없으나 진료현장에서 활용도가 높거나 보통이므로 사용할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의역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진료 현장에서 이미 사용하거나 사용하면 (한의사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으로 읽힌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지침서 본문 내용 중 일부는 마치 ‘권고등급 C’를 사용해야 하는 것처럼 결론 내렸다”며 “지침서가 언급한 ‘전반적으로 비뚤림 위험이 높은 논문이 인용된 부분, 가치와 선호도, 근거 수준은 낮지만 이득이 명백하고 임상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권고’는 개발위원회가 합의해 권고 등급을 일부 상향 조정했는데, 과학적 객관성에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재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안면마비 환자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감별과 발병 초기의 적절한 치료는 환자의 증상 개선은 물론, 치료의 부작용 및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안면마비는 과학적 진단과 예후예측, 치료에 대한 반응의 분석이 중요한 질환”이라고 밝혔다.

이에 “안면신경마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경우에는 표준 진단 및 치료로 삼을 수 있는 근거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고, 앞으로 크게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불필요한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치료방법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적절한 진료 지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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