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경고‥'마취통증의학과', 대학병원 떠나고 개원 늘어나

최근 대학병원에서 마취과 전문의 이탈 늘어나‥반대로 개원은 인기
마취 전문의 보충하기 위한 전공의 TO 증원과 불합리한 수가 제도 손질 필수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8-16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예전부터 예고된 대로 대학병원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줄고, 개원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학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는 수술실의 핵심 인력이자 필수 인력이다.

현재 마취통증의학과는 ▲각종 시술·검사를 위한 진정 영역 ▲코로나19 환자 수술 마취 및 산소요법·인공호흡기 치료 ▲수술 전 마취 평가 클리닉 등 수요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학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의 이탈 사태가 심상찮다. 이렇게 되면 남은 인력이 빈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1인당 업무량이 많아지게 된다.

지역의료원의 경우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1명 밖에 없어 수술을 하루에 몰아서 진행하는 경우도 보고됐다.

반대로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개원은 10년 새 73.6%나 증가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통증 치료와 관련한 환자 수요가 늘어났고, 24시간 대기, 무과실 의료 사고로 인한 소송 등에 지친 의사들은 개원을 통해 피부와 미용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마취통증의학과 신규 개원은 2018년 93개, 2019년 91개, 2020년 91개, 2021년 75개, 2022년 98개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국 단위의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수로 보면 2022년 1분기 1305개, 2분기 1318개, 3분기 1331개, 4분기 1331개, 2023년 1분기 1350개, 2분기로 1355개로 지속 증가 중이다.

마취통증학과 의사들은 개원으로 부족해진 마취 전문의를 보충하기 위해 전공의 TO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마취통증의학과의 경우 전공의 지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수술 필수 인력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 관계자는 "신설 의과대학들도 유일한 부속병원에서 필수과인 마취통증의학과 수련을 위한 TO가 보정될 필요가 있다. 공공병원, 필수의료에 많이 참여하는 병원, 비수도권 병원들도 전공의 수련 교육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지도전문의와 시설을 갖췄다면 적절한 TO가 분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의사들은 낮은 수가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불합리한 수가 제도를 꼬집었다.

중증·응급 분만 등의 필수의료에서 마취 부분은 필수다. 그렇지만 신포괄수가제 시 별도의 마취료는 미산정된다. 또한 수술을 하는 의사가 마취의를 고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마취를 시행하더라도, 마취 의사를 별도로 고용해 시행한 경우와 동일한 수가가 지급된다. 투입되는 인력, 안전성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에도 동일한 수가를 받는 모순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더욱 인색한 편이다. 마취료에 대한 원가 보전율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전문의를 고용할수록 병원이 적자를 보는 구조다.

대학병원에서 필수 인력이지만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전문의들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은 강해지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마취전문의 기피 현상은 근본적으로 저수가 문제와 직결돼 있다. 전문의 초빙료 인상 및 병원·의원급 마취 수가 가산이 필요하다. 고난도·고위험 응급수술 등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과목과 야간·휴일 응급수술에도 적정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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