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6.20 06:51최종 업데이트 23.06.2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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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통합 6년제' 우려 목소리…"타 학문 접할 기회 줄고 정신건강 악화"

전공의협의회 "수업시수 축소∙유급제도 개편∙인턴제 폐지 등과 함께 논의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2년의 의예과 과정 폐지를 골자로 한 의과대학 6년제 학제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9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수업내실화와 연구기회 증대라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의예과 폐지가 타 학분 분야 접할 기회 원천 차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학업 부담 증가에 따른 의대생들의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과학자 등 다양한 인재 양성 저해 우려…학업부담 증가로 정신건강 악화 가능성도
 
대전협은 “의예과 기간은 기존 의대생이 표준화된 임상의사 커리어 외에 의사과학자 등 다른 진로에 대해 꿈꿔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줬다”며 “의학과 기간 중에는 타과 대학생과 같이 교양과목이나 타 전공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하긴 현실적으로 어렵고 시간적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6년제 전환은 기존 4년제 의학과 교육이 가진 문제점을 6년으로 고스란히 확대하는 우를 범해 자칫하면 의사과학자 양성 등 다양한 커리어 트랙의 인재 양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타 학문을 접하고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 등도 고려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또 “의예과 폐지 시 지금도 과도한 학업부담에 허덕이는 의대생들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의대생은 의학과 진입 후 불필요하게 많은 학업 시수, 불합리한 유급 제도 및 동료 압박으로 우울감과 자살생각을 호소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는 “교수자의 시각에서만이 아니라 당사자인 의대생의 악화된 정신건강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고려 없는 정책 설계는 의대생 정신건강 및 자살 스펙트럼의 악화를 가져올 것이며, 의대생 번아웃에 따라 필수의료 및 기초의학 기피, 전공의 과정 진입 포기 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업부담 완화 및 유급제도 개편 필요…인턴제 폐지∙복수학위 취득 허용도 제안
 
이에 대전협은 학업부담 완화 및 교육과정 합리화, 유급제도 개편, 인턴제 폐지 검토, 복수학위 취득 허용 등의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대전협은 먼저 “현재의 과도한 수업 시수와 평가 방식이 적합한지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을 옥죄는 시험 위주 교과과정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공부할 능력을 함양하는 교과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커리어 선택을 장려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평가체계 개편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의대 실습도 관찰 위주의 수동적 교과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동반하는 교과과정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실습면허(준의사면허)나 충분한 교육 및 감독을 통해 실질적 임상 경험이 가능하도록 실습 과정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전협은 유급제도와 관련해 “특정 시험 통과만을 목적으로 공부하다보면 점차 표준적인 임상의사 양성 커리어 및 의료원 내부문화에 적응하면서 의사과학자에 대한 꿈은 멀리하게 된다”며 “타과 또는 선진국 의대 사례를 고려해 F학점에 대한 재수강만 고려하는 등 학생들의 압박감을 줄이고, 창의적∙혁신적인 생각이 자라날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인턴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인턴제 폐지를 의대 학제 개편과 연계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필수과목의 진료 및 처방 등 실질적 환자 진료업무에 대한 교육의 경우 의대 교육 또는 인턴제 폐지에 따른 공통수련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끝으로 “국내 일부 의대에서는 과학 연구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기존 의학사(MD) 외에도 다른 학위를 취득하거나, 학∙석사를 연계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며 복수학위 취득 허용에 대한 의대들의 전향적 검토를 촉구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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