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이번엔 될까…흩어진 동력에 긍정적 신호도

간호법부터 이어진 투쟁…정부 의지에 사회적 시선도 압박
"의대도 PA도 반대, 의료계 사면초가로 만들 수 있어"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6-16 06:02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인력 확충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의료계 안팎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20년 파업에 최근 간호법 투쟁까지 더해지며 내부에선 투쟁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외부에선 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보건복지장관은 물론 국무총리까지 나서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놓지 않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도 전향적 입장을 내비친 발언들이 나오면서 의대 정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한의학회 이진우 차기 회장은 15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의대 정원, PA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무턱대고 반대 주장만 고집하는 것은 의료계를 사면초가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 PA가 역할을 하지 않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PA도 의사 증원도 반대하면서 모든 일을 의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 차기 회장 발언은 의대 정원 논의에 대해 우려와 반대 일변도를 보이던 의료계 입장과 대조적이다.

최근 의료계는 지난 8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현안협의체가 의료인력 확충 논의에 합의하자 의협 산하 단체 반발이 이어지던 상황이다. 서울시내과의사회, 서울시의사회 등은 우려 의견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또 전국의사총연합과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 등은 대의원회 수임 사항인 의대 증원 저지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필수 회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입장이 의료계에서도 제시된 것.

밖으로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도 의대 증원 필요성을 언급하며 증원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한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나라 의료 수요를 감안했을 때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의사 증원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또 기형적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교육개혁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속 의지를 피력해왔다. 조 장관은 지난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의대 정원 확대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의료계 내부 투쟁 동력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간호법 투쟁이 종결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의대 정원 논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재차 투쟁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지적이다. 간호법 투쟁 당시에도 개원가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간호법 투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의료계 손을 들어줬다는 점도 의료계 투쟁 명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의학회 이진우 차기 회장 언급처럼 연이은 반대 투쟁에 의료계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도 높아진 상황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정부가 결정할 의대 정원 문제를 직역단체인 의협과 논의하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사회적 논의체에서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가 문제 해법인지에 대해선 의문이지만, 간호법부터 이어지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서도 이번엔 막지 못하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만약 늘릴 수밖에 없게 논의가 흘러간다면 적어도 의료계가 선결과제로 제시한 해법도 우선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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