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03 18:24최종 업데이트 23.05.0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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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보건의료계 파업 현장, 단식 9일째 곽지연 회장 눈물의 외침 "살려달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차별 중단되지 않는 한 단식 멈추지 않을 것…민주당 향한 비판 목소리 거세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이 3일 국회 앞 파업 집회 현장에서 발언 이후 의료진의 병원 이송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곽 회장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민 여러분께서 제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간호법 저지를 위한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의 읍소가 국회 앞에 울려 퍼졌다. 3일 오후 5시 30분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보의연)는 국회 앞에서 전국 단위 연가파업을 진행했다.

서울에서만 3000여명의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등이 참여했다. 의사의 경우,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 외에도 12개 권역에서 2만명이 동시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이날 단식 9일째를 맞은 곽지연 회장은 구급차 임시 환자이송 침대에 들려 파업 현장을 찾았다.

그는 서러움에 복받친 듯 파업집회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곽 회장은 간호법에 의한 차별이 중단되지 않는 한 단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간호법 저지로 목숨을 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하는 곽지연 회장과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곽지연 회장은 "단식농성을 하는 것은 말로 하는 얘기는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입이 아프도록 간호조무사 이야기를 했지만, 민주당은 우리를 외면했고 간호협회는 우리가 자기들과 ‘격이 안맞다’면서 대화를 거부했다"고 입을 뗐다. 

곽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간호사들처럼 의사가 못하는 부모돌봄을 우리가 하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상식적으로 볼 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달라는 것이다. 반헌법적인 ‘고졸’ 학력제한을 없애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간호조무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더 배워서 더 좋은 간호인력이 되겠다는데, 간호사가 무슨 권한으로 안된다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전문대에서 간호조무과를 만드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대를 졸업해도 간호조무사 시험을 못본다"고 비판했다. 

곽 회장은 "간호조무사가 겪는 지금의 비상식적인 부당한 차별이, 한국판 카스트제도인 간호조무사 학력제한이, 폐지될 때까지 목숨 건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제 목숨을 살려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발언을 마친 뒤, 곽 회장은 심한 탈수 증세로 의료진이 병원 이송을 권유했지만 현장에 남겠다는 본인 의사로 자리를 지켰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파업 현장을 찾은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도 "불합리한 법안을 막아낼 수 있도록 우리 협력하자. 정부와 정치권은 꼭 합리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연가파업엔 보의연 공동대표인 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도 참석했다. 장 회장은 "4월 27일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다수의석을 앞세워 힘으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 때문에 우리는 일자리를 빼앗길 위협을 느끼며 불안에 떨게 됐다"며 "그야말로 민주당이 간호조무사를 거리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을 강행처리한 민주당 규탄대회가 진행되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 울려퍼지는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들의 함성으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이 이대로 공포되지 않고, 국회에서 재논의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업 결의대회에선 거대 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꾸준히 나왔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서울시회 강복만 회장은 "이필수 의사협회 회장과 곽지연 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 어떤 사과도 없다"며 "민주당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간호법이 대통령 공약이라고 우기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거라고 하면서 대통령 공격소재로 간호법을 이용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심판받아야 한다. 민주당에 민심의 무서움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간호법이 시행될 경우 국민건강이 위협될 것이라는 문제도 지적됐다. 

간무협 서울시회 최경숙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가 간호판단과 간호처치라는 이름으로 의사 지도없이 단독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국민건강위협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간호법은 또한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등 보건복지의료분야 약소직역은 간호사에게 업무를 침탈당하고 일자리마저 빼앗기는 ‘약소직역 생계박탈법"이라며 "학력을 제한하는 위헌적 신분제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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