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 공개
주당 근무시간 76.6→77.2→77.7 증가세
저연차일수록 초과근무 부담 더 커
업무 부담에 병가 못 써…34% 폭력 노출

한동안 감소하던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다시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평균 77.7시간을 일했고 52.2%가 초과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65.8%는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24시간 넘게 연속근무를 하고 이후 평균 4시간 정도 수면을 취했다. 인턴과 레지던트 저년차의 초과근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전공의들은 우리 사회 평균보다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우울감을 느끼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몸이 아파도 병가를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이 쉬면 그만큼 다른 의료진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26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개한 '2022년도 전공의 실태조사'로 나타난 전공의들의 평균적인 근무 실태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진행한 이번 조사에 전공의 총 1,984명이 응답했다.

평균 근무시간 76.6시간→77.2시간→77.7시간 다시 오름세

지난해 전공의들은 주당 평균 77.7시간 근무했다. 전년도인 2021년 77.2시간보다 0.5시간 증가했다.

전공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시행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 87.9시간, 2018년 79.3시간, 2019년 80.0시간에서 2020년 76.6시간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 평균 0.6시간, 2022년 평균 0.5시간이 늘어나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차별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연차별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의법에 규정한 주 80시간을 넘어 초과근무하는 비율은 52.0%였다. 특히 인턴 75.4%가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레지던트 1년차는 55.3%였다. 레지던트 1년차 평균 주당 근무시간 중위값은 약 90시간이었다. 초과근무 경험은 연차가 쌓일 수록 감소했다. 레지던트 2년차 51.8%, 3년차 43.3%에서 4년차는 21.3%로 떨어졌다.

초과근무자는 병원 규모가 클수록 많았다.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 60.3%가 4주 평균 80시간 넘게 일한다고 했다. 중대형병원은 57.7%, 중소형병원은 50.7%로 절반 넘는 전공의가 초과근무를 했다. 소형병원(36.0%)과 대학 등 기타 기관(33.0%)은 초과근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문과별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문과별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초과근무 경험은 전공별로 편차가 컸다. 이번 조사에 응한 흉부외과 전공의는 전원(100%) 4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을 초과한 적이 있다고 했다. 외과(82.0%), 신경외과(77.4%), 정형외과(76.9 %)가 그 다음이었다. 산부인과는 전공의 65.8%, 성형외과도 전공의 58.3%가 4주 평균 80시간 넘게 근무했다고 대답해 상대적으로 외과계열 초과근무 경험이 더 많았다.

내과는 전공의 61.7%가 4주 평균 80시간 초과근무를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안과가 59.5%, 소아청소년과가 52.1%였다. 마취통증의학과(27.4%), 가정의학과(25.8%), 정신건강의학과(21.1%)는 임상진료과목 가운데 상대적으로 초과근무 부담이 적었다.

연차별 24시간 연속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연차별 24시간 연속근무 경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의 65.8%는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 24시간 연속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 2회 이상 연속근무 경험이 31.5%로 가장 많았다. 주 4회 이상도 5.9%였다.

인턴 42.9%가 주 2회 24시간 연속근무 경험이 있었다. 레지던트 1년차는 주에 한 번이라도 24시간 연속근무를 해봤다는 응답이 70.2%를 기록했다. 2회 이상 연속근무했다는 답이 34.2%로 가장 많았다. 주 4회 이상도 7.8%였다.

반면 레지던트 4년차는 24시간 연속근무 경험자가 36.6%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주 1회가 19.5%로 가장 많았고 주 4회 이상 했다는 경우는 2.8%였다.

24시간 연속근무를 마친 후 평균 수면시간은 4.0시간이었다.

하루 담당 입원환자 10명 이하 46%…당직 시 100명 이상 17.6%

전공의 1명당 하루 담당 입원환자는 대부분 10명 이하였다. 응급환자를 포함해 10명 이하라는 응답이 45.8%로 가장 많았다. 11명에서 20명 사이가 29.9%로 그 뒤를 이었다. 하루에 담당하는 환자가 40명이 넘는 경우는 3.9%였다.

전문과별 정규 근무 중 하루 담당 입원환자 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문과별 정규 근무 중 하루 담당 입원환자 수(자료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별로 하루 담당 입원 환자가 10명이 넘는 과는 흉부외과가 8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내과(88.0%), 신경외과(85.2%), 외과(83.7%), 응급의학과(82.0%) 순이었다.

당직 근무일에 온콜(on-call) 등으로 담당하게 되는 입원 환자는 대부분 50명 이하였다. 전공의 63.3%가 당직근무 시 응급 환자를 포함해 50명 이하를 담당한다고 답했다. 반면 100명을 넘는 경우는 17.6%였다.

당직 근무에서 담당 환자가 50명을 넘는 과는 내과가 75.5%로 가장 높았다. 외과(71.4%), 신경외과(54.8%), 산부인과(37.9%)가 그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우울감 더 커…전공의 34% 교수·환자 등에게 폭언 듣기도

전공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로 일반인구 집단(26.2%)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주 이상 우울감이 지속되는 우울감 경험률도 23.6%로 일반인구(6.7%)보다 높았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7.4%였다.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한 전공의는 24.4%에 그쳤다. 병가를 쓰지 않은 전공의 57.9%가 동료 업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병가를 쓰지 않는 수련기관 분위기(26.9%)도 영향을 미쳤다.

전공의 34.0%는 업무를 보다가 폭언이나 욕설을 듣기도 했다. 교수(56.3%)나 환자·보호자(51.3%)가 대부분이었다. 동료 전공의(33.8%)나 전임의(11.4%)에게 폭력적인 언사를 듣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인턴 43.5%가 이런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대전협은 "필수중증의료를 주로 담당하는 전문과를 중심으로 전담전문의를 추가 채용하고 전공의법을 개정해 전체적인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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