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40여명, 국힘 정점식 의원 지역사무실서 자정까지
의협, 간호법 반대 총궐기대회 앞두고 국회에 의견 전달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경상남도간호사회는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경 회장과 임원, 지역 간호사 등 40여명과 함께 통영에 위치한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법사위 간사다.

정기국회가 시작돼 의원들 대부분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을 시각에 경남 통영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구한 것이다.

간호사들은 24일 자정까지 사무실에서 대기했으며 정 의원과 통화한 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는 24일 청년의사와의 통화에서 “간호사들이 지역사무실로 찾아와 정 의원에게 법사위에서 간호법을 빨리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국회 예산 심사 등 정 의원 일정 문제로 연락이 닿지 않아 대기하다가 전화로 얘기를 나눈 후 해산했다”고 했다.

경남간호사회 관계자는 “회장단과 임원진들을 포함해 지역 간호사들과 함께 정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방문했다”며 “전화통화로 정 의원에게 열악한 간호 현실과 국민 안전을 위해 간호법을 제정해달라고 설명했고 정 의원은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과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기류가 심상치 않다. 오히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당인 국민의힘 측이 ‘간호법 저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13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13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 것을 두고 경남간호사회의 항의 방문이 법사위 의원들을 자극한 결과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13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인 모 단체 관계자는 “23일 밤 간호사들이 정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거의 농성하다시피 있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오전 의협 측에서 13보건복지의료연대 단체들의 의견을 취합해 국회에 전달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간호사들이 정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7시간 이상 머물렀는데 바로 다음 날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단체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번 항의 방문이 자충수가 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전부터 간호법에 대해 여러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는 것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그날 사무실을 방문한 간호사들에게 여러 단체들과 의견 조율이 필요하니 잘 논의해 나가자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단체들의 의견은 예전에도 실무진 선에서 종합해서 들었다”고 말했다.

의협도 기존에 해오던 대국회 활동 중 하나라고 했다. 의협 관계자는 “오는 27일 열리는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에 앞서 우리의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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