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나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동종업계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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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나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동종업계도 ‘한숨’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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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무분별한 광고 및 불법행위 지적…실제 진료 및 비용 실태 파악 어려워
플랫폼 업체 과당 경쟁 폐해 사례 많아…업체끼리도 곱지 않은 시선 서로 존재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여야 모두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이익 극대화에 혈안이 돼 운영되던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으로 인해 촉발된 산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은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부정적인 눈길을 견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이는 결국 대한의사협회가 공공플랫폼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됐다.

대한의사협회 김충기 정책이사는 최근 비대면 진료를 주제로 한 의료윤리연구회 제114차 강의에 참석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김충기 이사는 “현재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환자에 대한 무분별한 광고 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고 실제 비용과 진료 항목에 대한 실태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조사를 함께 시작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더 큰 문제는 지금에 와서 민간 플랫폼들에 관련 자료를 내놓으라고 강제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라고 부언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동종업계 사이에서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본격적인 논의 이전에 플랫폼 업체들의 자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지녔다는 점이다.

마치 극소수 의사들의 비위행위로 인해 의료계 전체가 피해를 보듯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사이에서도 일부 불법행위 등으로 인해 때로는 업계 전체가 억울한 처지에 놓인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A 플랫폼 업체의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 등이다.

이는 약제를 환자 마음대로 선택하는 서비스로, 비대면 처방·조제의 한 종류다.

현재는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을 우려해 서비스를 운영을 중단시켰지만, 향후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는 상황.

당시 ‘원하는 약 처방받기’에 포함된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약사의 설명에 따르면 A 플랫폼 업체의 세일즈팀, 개발자, 약국 대표 등이 미팅을 진행한 결과 특정 의약품에 대해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을 지정한 후에 A 플랫폼 업체와 제휴된 약국에만 의약품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는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A 플랫폼 업체의 제안을 옳은 일이 아니기에 거절했다고 한다.

일반의약품을 처방한 의사에 대한 꼬리 자르기와 같은 갑질 행위도 있었다.

평소 B 플랫폼 업체와 긴밀하게 협업하던 C 병원 소속의 한 의사가 일반의약품을 처방하자 이 업체는 일방적으로 제휴를 중단, 병원 입장에서는 눈뜨고 코를 베인 일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큰 이슈로 떠올랐고, 추후 B 플랫폼 업체는 C 병원에 사과하고 다시 제휴를 맺자는 등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는 풍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한 배송사업체와 연계한 D 플랫폼 업체의 사례는 ‘배달전문약국’이라는 폐해로 이어졌으며, 택배 및 당일 배송이 가능한 특정 약국을 지정해 유독 많은 물량을 소화하게 한 E 플랫폼 업체도 말이 많았던 사례다.

이 외에도 탈모약 등 전문의약품 가격을 전면 공개하고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경우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이 같은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불법적인 행태에 동종업계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며 한숨을 쉬는 형국이다.

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도입 초창기에 일부 업체들의 도를 넘는 행태로 인해 업계 전체가 부작용과 불법만 가득하다는 인식이 생겨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진정성 있게 의·약계와 소통해 긍정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비대면 진료를 발전시키고 싶은 업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도 스스로의 양심에 계속해서 불을 밝혀야 한다”며 “소수 업체의 불법적인 행위가 다수 업체들에게 따가운 화살로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하고, 이는 업계 전체로 놓고 봐도 절대로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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