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동시진단키트’ 많아도 활용 제자리

기사승인 2022-10-18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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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독감 ‘동시진단키트’ 많아도 활용 제자리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 가을 빠르게 시작된 독감 유행을 대비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독감 모두를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더딘 건강보험 적용으로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1주차(10월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의심환자 수)은 7.0명으로 전주(7.1명)에 이어 2주 연속 7명대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에서 예상한 유행 기준치 4.9명과 달리, 40주차부터 44.9% 급증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 역시 지난주 11일 1만5000명, 12일 3만명, 13일부터 16일까지 2만명대를 기록했다. 1만여명을 기록했던 전 주와 달리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감소세가 주춤하면서 이번 독감 유행과 함께 확진 규모가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된다. 17일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감소세가 멈춰 정체기에 머무는 시기다. 앞으로 면역 저하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행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의료계는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상황으로 번지기 전에, 두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콤보키트)’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병원들은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있는 환자가 방문할 경우 신속항원검사(RAT)를 실시하고, 음성일 경우 독감 검사를 별도로 다시 시행한다. 두 번 코를 찔러야해 환자에게 불편감이 따를 뿐 아니라 판정되기 까지 검사, 대기 등으로 진단까지 시간이 지체된다.

이에 정부가 지난 9월16일 독감 유행 시기와 맞물려 동시진단이 가능한 유전자증폭검사(PCR)를 한시적으로 보험 청구가 가능하도록 전환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개원의 경우 신속한 결과 도출이 필요한데, PCR은 길게는 하루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PCR은 사용 조건이 제한적으로 대대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대한내과의사회는 롯데호텔에서 ‘제25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검사가 음성이 나오면 독감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환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최근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동시진단 항원검사가 개발됐지만, 심평원에 등재가 안 돼 사용할 수 없다. 민감도 등의 문제인지 건강보험 재정 탓인지 계속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 상황을 봐서라도 10월 말까지는 도입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 개원의 현장에서 PCR은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는 검사 후 곧바로 타미플루 등 약물을 처방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동시 진단키트만 18개 허가…테스트용도로만 사용 중

코로나·독감 ‘동시진단키트’ 많아도 활용 제자리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시약 정식허가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개한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시약 정식허가 현황에 따르면 유전자증폭검사 11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7개로, 총 18개 제품이 있다. 

방식은 코로나19검사와 동일하다. 의료진이 직접 면봉을 사용해 코를 찌르는 방법이다. 보통 40분정도가 소요되며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20분 내로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2020년 개발된 동시진단키트 마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PCR은 지난달 16일부터 독감주의보와 함께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지난해까지는 독감 환자가 거의 없어 사용하는 병원의 적었다. 신속항원검사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테스트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동시진단키트 건강보험을 시급히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 다른 소식이 없다”며 “독감 유행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했다. 정부가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동시진단키트 생산 준비 및 개수, 출고 스케쥴을 본격적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는 사용법이 쉽고, 정확도가 높다. 가격은 코로나19 검사키트 보다는 다소 가격대가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독감이 유행하는 지금 시점에서 선별진료소, 보건소 등에서 먼저 하루빨리 활용하는 것이 시간적, 비용적면으로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동시진단검사 활용을 위해 관련 부처들과 논의 중”이라며 “결정되는 대로 신속히 보고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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