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모집 미달 잇따라…‘필수의료’ 기피 뚜렷

입력 2022.08.25 (07:52) 수정 2022.08.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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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주요 병원 전공의 미달 사태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외과와 산부인과 등 특정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요,

10년 뒤에는 치료할 의사가 사라질 거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후반기 전공의 지원 접수를 마감한 부산대병원, 모두 9명을 모집했는데, 3명만 지원했습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모집 정원 10명에 4명만 지원했습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 백병원의 경우, 6명과 8명을 각각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윤정희/해운대백병원 교육수련부장 :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좀 이렇게 채울 수가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상급 종합병원들도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있고…."]

특정과를 기피하는 양극화 현상도 뚜렷합니다.

정원을 채운 과는 피부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 소위 인기학과입니다.

산부인과, 외과, 소아청소년과는 지원자가 아예 없습니다.

노동 강도는 높지만, 의료 수가는 낮기 때문입니다.

후반기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충원율도 살펴봤습니다.

부산대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율은 50%, 외과 충원율도 44%에 그쳤습니다.

해운대 백병원은 2년 연속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전공의를 한 명도 충원하지 못했습니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전문의들이 야간 당직에 외래진료까지 전담하고 있습니다.

수술 인력이 부족해 응급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합니다.

이대로라면 50~60대 의료진이 퇴직하는 10년 뒤엔, 치료할 의사가 아예 없을 거라는 게 의료계 진단입니다.

[최창인/부산대학교병원 외과교수 : "억지로 있는 인원을 가지고 꾸역꾸역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게 장기적으로 지속이 가능하냐 문제를 보게 되면, 지역은 의료서비스나 의료 공백 자체가 점점 가속화 될 거다."]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고난도, 고위험 수술을 하는 필수의료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고, 특히 전공의 부족이 더욱 심각한 지역의 의료 수가를 수도권보다 높게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 해외처럼 필수의료과 전공의를 사회자산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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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모집 미달 잇따라…‘필수의료’ 기피 뚜렷
    • 입력 2022-08-25 07:52:08
    • 수정2022-08-25 08:58:08
    뉴스광장(부산)
[앵커]

부산 주요 병원 전공의 미달 사태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외과와 산부인과 등 특정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요,

10년 뒤에는 치료할 의사가 사라질 거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후반기 전공의 지원 접수를 마감한 부산대병원, 모두 9명을 모집했는데, 3명만 지원했습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모집 정원 10명에 4명만 지원했습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 백병원의 경우, 6명과 8명을 각각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윤정희/해운대백병원 교육수련부장 :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좀 이렇게 채울 수가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상급 종합병원들도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있고…."]

특정과를 기피하는 양극화 현상도 뚜렷합니다.

정원을 채운 과는 피부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 소위 인기학과입니다.

산부인과, 외과, 소아청소년과는 지원자가 아예 없습니다.

노동 강도는 높지만, 의료 수가는 낮기 때문입니다.

후반기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충원율도 살펴봤습니다.

부산대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율은 50%, 외과 충원율도 44%에 그쳤습니다.

해운대 백병원은 2년 연속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전공의를 한 명도 충원하지 못했습니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전문의들이 야간 당직에 외래진료까지 전담하고 있습니다.

수술 인력이 부족해 응급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합니다.

이대로라면 50~60대 의료진이 퇴직하는 10년 뒤엔, 치료할 의사가 아예 없을 거라는 게 의료계 진단입니다.

[최창인/부산대학교병원 외과교수 : "억지로 있는 인원을 가지고 꾸역꾸역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게 장기적으로 지속이 가능하냐 문제를 보게 되면, 지역은 의료서비스나 의료 공백 자체가 점점 가속화 될 거다."]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고난도, 고위험 수술을 하는 필수의료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고, 특히 전공의 부족이 더욱 심각한 지역의 의료 수가를 수도권보다 높게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 해외처럼 필수의료과 전공의를 사회자산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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