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학회 “뇌졸중 집중치료실 수가 너무 낮다”
전문 인력 부족에 신경과 전공의 정원 증원 요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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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뇌졸중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저수가 등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평가를 위한 평가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심평원이 지난 7월 28일 공개한 ‘9차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급성기 뇌졸중 환자를 입원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총 233개소 중 42.5%인 99개소만 ‘뇌졸중 집중치료실(Stroke Unit)’을 운영 하고 있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같은 평가 결과에 대해 1일 입장문을 내고 “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급성기에 치료 사각지대에 있음을 보여줬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학회는 지난 2012년부터 ‘뇌졸중 집중치료실 인증사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저수가와 전문 인력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현재 뇌졸중 집중치료실 입원료 1일 수가는 종합병원 기준 13만3,320원이다. 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병동 입원료인 16만710원보다 낮다.

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집중치료실 보급이 더딘 첫 번째 이유는 낮은 수가”라며 “현행 뇌졸중 집중치료실 입원료 1일 수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일반 병동 입원료보다 낮다. 상급종합병원 뇌졸중 집중치료실 수가가 일반 중환자실 입원료 수가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집중치료실은 중환자실에 준하는 환자 모니터링 설비와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진료해야 하지만 낮은 수가 때문에 병원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설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 인력 부족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수요 대비 30여명 적게 배정되고 있다는 게 뇌졸중학회 측 설명이다.

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집중치료실은 24시간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신경학적 증상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신경을 전공으로 하는 의사의 24시간 근무체계가 수반돼야 한다”며 “중증 뇌졸중 환자가 많이 내원하는 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뇌졸중의 80% 이상인 허혈성 뇌졸중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신경과 전문의과 전공의가 뇌졸중 집중치료실 24시간 근무체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뇌졸중학회는 이어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뇌졸중 환자와 뇌졸중 집중치료실 확대 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의 배출을 늘려야 하나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 정책에 따라 신경과 전공의 정원은 10년 이상 제자리”라며 “2022년의 경우 수련병원 신청 대비 배정정원이 30여명 적어 뇌졸중 진료현장에서 만성적인 전문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뇌졸중 집중치료실 확대 보급을 위해서는 먼저 적절한 수가를 통한 보상과 전문 인력 배출을 위한 전공의 정원 증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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