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 지급 기준 강화
시력교정 수술용 점안제, 6월부터 처방액 감소

[라포르시안] 노안 교정 목적의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에 노안수술에 쓰이는 점안제도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 보험사들이 백내장수술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7,409억원으로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지급금액 1조1,165억원의 63%를 넘어건 것이다. 지난해 일평균 건수가 1,575건이었던 백내장 수술은 올해 1월 1891건, 2월 2351건, 3월 3371건으로 급증했다.

보험업계는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지급액 급증이 일부 안과 병의원에서 진행한 백내장 수술 ‘절판마케팅’ 영향으로 보고 있다. 른바 ‘노안수술’로 알려진 시력 교정 수술을 백내장 수술로 위장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막대한 보험급이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노안수술 목적의 백내장 수술이 실손보험료 누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이 관련 보험금 지급 기준 개선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백내장 수술에서 실손 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마케팅이 이뤄졌다는 것.

금감원이 이정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1월 1,297억원, 2월 1,426억원에 이어 3월에는 2,280억원으로 급증했다. 4월 지급액 역시 3월 수술 건의 늦은 청구로 1,486억원을 기록했으며 5월 들어 920억원으로 줄었다.

백내장 수술 건수 및 실손보험금 청구액 증감폭에 따라 시력 교정 수술에 쓰이는 점안제 처방액도 증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포르시안은 국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 자료를 근거로 점안제 중 백내장, 녹내장, NSAIDs, 항알러지, 빌베리 등의 효능이 있는 품목은 제외하고, 시력 교정 수술에 쓰이는 스테로이드, 안구건조증, 항생제, 항생제+스테로이드에 효능이 있는 점안제 중 6월 원외처방액이 1억원이 넘는 88개 품목을 분석했다.

이들 88개 품목의 상반기 원외처방액은 약 1,667억원으로, 같은 품목의 전년도 원외처방액 약2,984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해당 품목 중 상반기 처방액이 가장 많은 제품은 태준제약의 ‘뉴히알유니 점안액 0.15% 0.45ml’으로 10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대우제약의 ‘히알산 점안액 0.15% 0.45mL’이 65억원, 디에치피의 ‘티어린 피 점안액 0.5ml’이 약 62억원, 미쓰비시다나베파마의 ‘디쿠아스-에스 점안액 3% 0.4ml’이 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88개 품목의 월별 원외처방액은 1월 268억원, 2월 258억원, 3월 277억원에 이어 4월에는 303억원을 기록했다. 5월에도 약 296억원으로 높은 원외처방액을 보이다가 6월 들어 266억원으로 감소했다.

점안제를 판매하는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시력 교정 수술을 목적으로 하는)백내장 수술이 3~4월에 몰린 경향이 있지만 4월에 수술을 받은 환자가 5월에도 처방을 받으면서 5월 원외처방액까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6월부터 처방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관련 실손보험료 지급을 당장 결정한 것은 아니고, 청구는 처방 후 1년 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원외처방액이 당장 급감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현재 기조를 볼 때 보험사의 지급 거부 전망에 따른 환자와 일부 안과병원의 몸사리기가 예상되는 만큼 연말까지 처방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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