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08 05:27최종 업데이트 22.06.08 05:27

제보

병원급은 CT∙MRI 적으면, 의원급은 전문의∙간호사 적으면 폐업 가능성 높다

심평원 박영택 부연구위원, 5만여 의료기관 분석 결과...경쟁적 시장 위치시 폐업 가능성 높아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CT∙MRI 등의 장비가 적은 병원들일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문의와 간호사 비율이 낮을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았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거기반연구부 박영택 부연구위원은 최근 심평원 학술지 ‘HIRA Research’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병원, 의원, 치과의원의 폐업 관련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2020년 1월1일에서 2021년 12월31일의 기간 동안 폐업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그 기관들의 이전 2년간 심평원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포털에 입력된 자료를 분석해 이뤄졌다. 총 5만2809개 의료기관이 분석에 포함됐으며, 폐업 기관으로 분석에 포함된 곳은 병원 93개소, 의원1105개소, 치과의원 446개소였다.

그 결과 병원은 CT와 MRI 수가 적을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의원급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CT나 MRI 같은 고가장비는 의료기관의 수익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이런 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기관은 재정적 수익성이 떨어져 폐업에 이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기관에 비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추론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으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병원의 폐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고가장비뿐 아니라 지리적, 정책적, 조직 구조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은 고가장비와 폐업의 관련성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마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CT나 MRI같은 고가장비를 운영하는 기관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의원의 경우에는 전문의와 간호사 비율이 낮을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았다. 치과의원은 치과전문의와 간호사, 치과의생사 비율이 낮을 경우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선 해당 변수가 관련성이 없었다.

박 연구위원은 “의원이나 치과의원의 전문성은 환자가 선호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환자가 이런 특성을 인지할 가능성이 높았다면 이런 관련성이 폐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환자가 의사의 전문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그럼에도 운영적 전문성이 폐업과 관련돼 있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이어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인력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더 제공한다면, 의료서비스의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사나 간호사의 전문지식이든지 아니면 간호사가 근무하는 의료기관이 다른 기관에 비해 환자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폐업 가능성이 낮게 나타난 것인지는 추후 심도있는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환경적 요인과 관련해서는 병원, 의원, 치과의원 모두 경쟁적 시장에 위치할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의원급에서는 지역 인구수 증가율과 폐업이 양의 상관성을 보였다.

박 연구위원은 “이는 시장이 경쟁적일수록 폐업이 되는 의료기관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며 “의원급에서는 지역의 인구수 증가율과 폐업과의 관계가 양의 관련성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향후 심도 있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