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를 규탄하면서 2023년도 의원 유형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회원들에게 이런 협상결과를 전할 수밖에 없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의협은 1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의협과 대개협은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차의료의 붕괴를 막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수가 협상에)임하였음에도, 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에 진행된 2023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의협은 "협상 테이블에서 의원급이 타 유형보다 진료비 인상률이 높은 요인은 초음파 급여화 등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환자 진료에 매진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희생과 높은 직원 고용률, 그리고 최근의 높은 임금과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수가인상률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정당한 요청은 철저히 묵살됐다고 했다.
공단 재정운영위는 단지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객관적 근거나 명분도 없는 2.1%를 수가인상률이라고 일방적으로 최종 통보하며 결렬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없이 가라앉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고 거듭 비난했다.
의협은 "더욱이 공단 재정운영위가 이번에 제시한 인상률은 유형별 계약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는 공단 재정운영위가 국민과 의료계 위에 군림하려는 위원회인지 그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수가협상이라는 미명 하에 이러한 일방통행을 강행하는 공단 재정운영위의 행태에 강한 분노를 넘어 모멸감마저 들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밴딩 규모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자료는 무엇인지, 보건의료노조 등 가입자단체에서 금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이 5~7% 수준임에도 재정운영위에서 제시한 수가인상률로 이와 같은 임금인상 요구수준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의협은 "공단 재정운영위가 우리 입장이었다면 이러한 수치를 수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의원급 수가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공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갔다.
의협은 "항상 그래왔듯이 불합리한 위원 구성이 해소되지 않은 건정심에서는 건보공단의 최종 제시 수치를 기준으로 공급자만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책임을 지울 것이다. 정작 수가협상의 또 다른 당사인 건보공단이나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협상 결렬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럴 줄 알면서도 우리는 또 다시 기대한다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의협은 복지부와 건정심을 향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도 오직 국민건강 보호라는 일념 하나로 헌신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의원급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가를 결정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협은 "매년 건보공단 재정운영위가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급자간의 서열을 매겨 나눠주기 방식의 수가협상은 이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조속히 수가결정구조의 합리적인 개선에 나서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런 요청에도 건정심에 수가 인상률이 결정되는 구조가 되풀이된다면 수가협상 거부까지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협은 "우리는 이처럼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은 정부가 앞으로 처할지도 모르는 국가적 재난상황에 대해 어떻게 의사들의 협조를 구할 것인지 의사들의 대표단체로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렵게 버텨온 회원들에게 만족하지 못한 협상 결과를 전할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