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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의사단체끼리 '단일안' 만들면 인정 안 한다…복지부 "병협과 함께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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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대한병원협회 정도와는 함께 논의해야"
의협 차기 회장 "로켓 만들 때 비전문가 참여 안 해"
사직 전공의 "갈라치기 하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가 정부의 요구대로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 단일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뜻하는 '의료계'는 의사단체뿐 아닌 다른 직역과 기관단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이에 따라 의료계 단일안을 전제로 하는 의정협의도 성사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왼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왼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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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통일된 단일안을 제시한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의사단체의 통일된 주장을 의료계 단일안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의료계에 의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의협 등 의사단체는) 대한간호협회와 대한종합병원협의회 등까지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대한병원협회 정도와는 함께 논의해 단일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난 26일 의료개혁특위 1차 회의 종료 직후 말했다.

의료계는 통상 '의사 및 의사들이 소속된 각종 단체'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한의사와 한의사 단체는 한의계, 간호사 및 간호단체는 업계는 간호계, 병원 경영자 및 병원 단체는 병원계 등으로 통칭한다. 정 단장의 발언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풀이하면 '의료계와 병원계가 단일안을 함께 만들라'라는 의미이다.


의료계는 대한병원협회 등 정부가 요구하는 직역과 기관단체까지 포함한 '의료계 단일안' 마련에 난색을 보였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일본 의사수급 분과회의의 경우 22명 중 16명이 의사다. 우주로 가는 로켓을 만들 때 여러 공학자가 모이지 비전문가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병협 등과 굳이 대화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병원은 병원을 운영하는 이들의 단체로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지금 대화를 해야 하는 것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고용주인 병원과 근로자인 의사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긴 호흡으로 보면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타 직역 단체들과 의대 정원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 단체도 병협 등과 단일안을 함께 마련하라는 정부의 입장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창수 전의교협 총회장은 29일 "병협은 고용주이지 근로자(성격을 띤 의사) 대표가 아니다"며 "복지부도 병협 등이 전공의와 의대 교수와는 결이 다른 집단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통일안은 언론 대응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의비 관계자도 29일 "(정부와)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한 사직 전공의도 이날 "각 직역 간 합의가 어려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 같다. 정부가 의료계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의사 단체들이 주장해 온 '원점 재검토'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브리핑에서 "의사 인력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제시하지 않고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은 대안 없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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