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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의사회, 경증응급환자 ‘급성기 클리닉’ 모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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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의사회, 경증응급환자 ‘급성기 클리닉’ 모델 도입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4.1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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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365-응급의학醫, 판교연세의원서 ‘코로나 대면치료, 후유증 클리닉’ 개소

[의약뉴스] 응급의학의사회가 1차 의료기관과 응급실 사이의 ‘급성기 클리닉(Urgent Care Clinic)’ 모델을 도입, 응급실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히 대면진료 및 자가격리 기간 후에도 지속되는 코로나19 후유증 관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도 감안, ‘코로나 대면치료,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했다.

대한응급의사회(회장 이형민)는 17일, 판교연세의원에서 첫 ‘EM365-대한응급의학의사회 코로나 대면치료 클리닉 개소식’을 개최했다.

EM365는 급성기 클리닉을 전국에 퍼뜨리기 위해 마련된 대표법인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아닌, 응급의학전문의들에게 보다 많은 개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컨설팅을 통해 개원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 응급의학의사회가 1차 의료기관과 응급실 사이의 ‘급성기 클리닉(Urgent Care Clinic)’ 모델을 도입, 응급실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 응급의학의사회가 1차 의료기관과 응급실 사이의 ‘급성기 클리닉(Urgent Care Clinic)’ 모델을 도입, 응급실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안 그래도 과밀화가 심각한 응급실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졌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의학의사회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급성기 클리닉이다.

급성기 클리닉은 개인병원과 응급실의 중간형태로, 경증의 응급질환 환자들의 불필요한 응급실 수요를 흡수하고, 환자들에게 빠른 진료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응급실에서 경증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외상치료를 포함한 경증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포함된다.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빠른 치료가 필요한 염좌, 타박상, 열상, 화상, 요통, 근육통, 교통사고, 두드러기, 알러지, 복통, 설사, 탈수, 감기, 발열, 과호흡, 방광염, 요로결석, 진단서, 소견서, 단순검사, 검진 등을 주로 시행함으로써 중증응급환자들이 응급센터에서 원활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급성기 클리닉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미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생기기 시작, 현재는 미국에서만 약 9000개 정도의 클리닉이 운영 중으로 활성화됐으며, 이 모델은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게 응급의학의사회의 설명이다.

특히 응급의학의사회는 코로나19 대면진료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이 급성기 클리닉 도입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바라봤다.

이형민 회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정부와 의료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은 할 만큼 했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들의 믿음을 얻거나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응급의료에 대한 점수는 매길 수가 없는 게, 응급의료정책은 2년 동안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어떤 대책을 내놔도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 마음에선 코로나19가 끝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하남이나 남양주에 있는 환자들이 평촌까지 왔는데, 이는 하남, 남양주부터 평촌까지 있는 모든 병원들이 환자를 못 받는다는 의미”라며 “모든 전문가들은 재유행을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로 감염병 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 새로운 감염병이 찾아왔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아니라, 다음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마련, 이를 시행하면서 피드백을 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선 준비부족으론 원인이 파악이 안 돼 대책이 졸속으로 마련된다. 이는 현장과 괴리가 생기게 된다”며 “코로나는 언젠가는 끝날 것이지만,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엔데믹이 됐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다음에 또 오는 새로운 감염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응급실의 과도한 부담을 줄여 주려면 경증 응급환자가 갈 곳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지금은 의사가 환자를 마음껏 치료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응급실에 환자를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지만 받을 수 없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코로나19 끝나면 의료인들의 상처가 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일들이 치료에 대한 포기나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소홀함으로 비춰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하나씩 밟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응급의학의사회는 급성기 클리닉 개념을 결합한 ‘코로나 대면치료 클리닉’ 모델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 응급의학의사회는 급성기 클리닉 개념을 결합한 ‘코로나 대면치료 클리닉’ 모델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응급의학의사회는 급성기 클리닉 개념을 결합한 ‘코로나 대면치료 클리닉’ 모델을 방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대면진료를 진행한다고 선언했지만 일반환자와 확진자 사이 동선 및 시간을 분리해야 하는 등 일반 병ㆍ의원에서는 코로나 대면진료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넘어 줄곧 감소세를 보이며 일일 10만 명대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누적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상회하는 등 재택치료 환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며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면진료를 활성화함으로써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제공하고자 하고 있으나, 확진자와 일반환자의 동선과 시간을 분리해 별도의 인력을 둬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병ㆍ의원의 수가 적어 대면진료 가능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응급의학의사회가 도입하려는 코로나 대면치료 클리닉는 의원의 시설과 장비를 그대로 이용해 일반 환자들의 진료가 마무리되는 저녁 시간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원스톱으로 진단검사와 X-ray, 수액치료 및 다양한 대증치료를 함께 받을 수 있는 클리닉이다.

또한 이와 연계해 운영될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은 장기적인 환자들의 의료수요를 흡수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질병 통제 센터(CDC)는 코로나19에 처음 감염된 후 4주 이상, 길게는 12주 이상 환자들이 경험하는 후유증을 ‘long COVID syndrome’ 또는 ‘post-COVID conditions’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증상만 해도 호흡곤란,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침, 흉통, 복통, 두통, 심계항진, 근육통, 관절통, 설사, 불면증, 발열, 현기증, 피부 발진, 기분 장애, 월경 장애 미각 또는 후각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학계에 보고된 증상을 종합하면 200여 가지가 넘는다.

문제는 이 같은 환자들이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도 딱히 받을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것. 이에 응급의학의사회는 판교연세의원과 함께 코로나 대면치료,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겠다는 것.

판교연세의원 신형진 원장(응급의학의사회 대외이사)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다보니 경증 응급환자를 응급실에서 많이 봤다. 이런 환자들이 응급실에 몰리다보니 중증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응급실에서 저런 경증환자를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원을 하면서 경증 응급환자를 봤는데 생각 외로 반응이 좋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대면 치료와 후유증 클리닉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여러 병원에서 후유증 클리닉을 보다보니, 이를 의원급에서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의원급에서 코로나 양성환자를 진료하긴 부담스럽지만, 우리 병원이 경증 응급환자가 대형병원에 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코로나 후유증에 대해서도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들이 코로나19가 끝났다고 인식을 하고 있어서, 개소식을 한 뒤에 오는 환자가 적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코로나 후유증이 꽤 많은데, 감기라고 하기엔 증상이 심하고 오래가지만,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 후유증 클리닉이 있으면 환자들이 많이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올해 내 3~5개 정도 급성기 클리닉을 경기도권에 개설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형민 회장은 “응급의학과 스스로 자생력을 가지고 이를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나 정책당국에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물을 잘 모아서, 좋은 효과가 있으니 새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해 추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형진 원장은 “응급의학과의 개원은 가족까지 말릴 정도다. 그렇기에 개원을 할 수 있는 모든 사전준비를 도와주고 있다”며 “자금조달부터 시작해서, 입지선정, 인테리어, 의료기기, 검사 수탁, 노무에 대한 것까지 모든 걸 지원해주고 있다. 이를 표준화해 브랜딩화하는 작업을 했고,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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