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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장성인 “2000명 증원, 사회에 미치는 영향 연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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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장성인 “2000명 증원, 사회에 미치는 영향 연구 없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02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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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TV 출연...“의료사고 소송 당사자, 국가로 해야”

[의약뉴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의대 정원 규모 '2000명’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증원 규모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연구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의대 정원 증원이 사회적으로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최근 KMA TV ‘뉴스 브리핑’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 장성인 교수.(KMA TV 뉴스 브리핑 캡쳐)
▲ 장성인 교수.(KMA TV 뉴스 브리핑 캡쳐)

장 교수는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대 정원 증원은 필수, 지역의료에 대한 문제들, 고령화에 따르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인데, 현 정부는 이를 만병통치약으로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이 의도적으로 잘 흘러간다고 해도, 어떤 결과가 초래될 지에 대한 예측이나 고민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구체적로 “그 누구도 2000명 증원 이후의 연구를 하지 않았다”며 “10년 안에 1만명이 모자라다는 시나리오 중 하나를 제시한 연구를 봐도 2000명 증원이 의료분야를 포함해 다른 분야에서 어떤 효과를 야기할지에 대한 연구나 고찰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할 때 이런 연구나 고찰이 없다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장 교수는 의대 정원 증원이 현 상황 그대로 진행된다면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이 경쟁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 의사 인력의 공백이 생길 것이고, 전공의가 있었던 병원들은 진료를 줄이고, 수익 감소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병원이 그렇지 않겠지만 문을 닫는 병원들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병원들은 살길을 모색할 텐데, 상급종합병원 등 규모가 큰 병원들은 전문병원, 중소병원들과 경쟁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등이 병원 수익을 내기 유리하고 리스크가 적은 분야로 진출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 전문병원과 중소병원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하는 병원들이 없어지고, 중소병원로 한 칸씩 내려가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결과는 중증, 필수 분야의 환자들이 그대로 리스크에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장 교수는 필수의료의 공백은 수입과 비용의 불균형에서 기인한다며, 최소한 적자가 나지 않아야 의사들이 남아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그는 “수입과 비용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대우나 명예, 거주의 편의, 소송의 위험 등을 모두 포함한다”며 “사회적 인식이 낮아지고 소송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 필수, 지역의료에 악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고 돈으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니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례로 “의료사고에 대한 소송이 발생했을 때 소송 당사자를 국가로 해야 한다”며 “소송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가져가야지만 필수의료에 있어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액션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필수의료의 거의 모든 부분을 국가에서 통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국가에게 지우는 것은 충분히 당위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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