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지주사 지분 보호 예수…임종윤‧종훈도 동참하라”
“주주들께 죄송…그룹 통합 후 자사주 소각 등 정책 논의”
임종윤 사장 측에는 266억원 대여금 반환 소송 청구 예고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오너 일가의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그룹 임주현 사장이 그룹 간 통합의 진정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임종윤, 임종훈 형제에게는 지분 보호예수 등을 제안해 눈길이 모인다.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전통을 유지하면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이번 통합의 조건이 자신과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이 자신들의 지분을 프리미엄 없이 양도하는 대신 한미그룹 경영을 계속해서 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그간 대주주 가족의 지분에 대해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경영권과 함께 넘기라는 제안도 많았지만, 그걸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아버님이 세우신 한미그룹의 신약개발 전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 사장은 “오빠(임종윤)와 동생(임종훈)은 가처분 의견서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듯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오빠와 동생의 주장대로 진행될 경우 조만간 오빠와 동생의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며, 이는 그대로 한미그룹과 일반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며 “오빠와 동생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임 사장은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 장남인 임종윤 사장을 향해 구체적인 상속세 납부 계획과 투자 유치 방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임 사장은 “오빠와 동생은 ‘시총 200조’라는, 지금으로서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곧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실질적,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임 사장은 이 같은 요구가 코리 그룹,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를 한미와 합병시키거나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주주들과 시장에 공언한 ‘1조원 투자 유치’에 대해 최소한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계속 주주들을 현혹시킨다면 그것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처럼 오빠와 동생의 뒤에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사모펀드나 심지어 정체불명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빠의 경우 지금까지처럼 상속세의 연대채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에게 그 부담을 떠안길 생각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했던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하며, 익일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연장선상에서 오빠의 현재 채무 상황도 주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며 “오빠는 보유주식 전부, 나아가 선대회장님께서 조카들에게 물려주신 주식에 대해서도 담보를 설정해 놓고 있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책임져야 할 이사가 되겠다면, 본인의 채무 상황부터 낱낱이 밝히고 주주들의 판단을 받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에서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종윤 사장(왼쪽)과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맡고 있는 임종훈 사장(오른쪽) 모습(ⓒ청년의사).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에서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종윤 사장(왼쪽)과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맡고 있는 임종훈 사장(오른쪽) 모습(ⓒ청년의사).

이밖에도 임 사장은 최근 임종윤, 임종훈 사장 측을 지지하고 나선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개인주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임 사장은 신 회장을 향해 “선대 회장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미그룹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함께 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대 회장님의 작고 이후, 그리고 최근 OCI와의 계약 과정에서 서운함을 드렸다면 그 또한 대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리고자 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거래 과정에서 아무리 주주라 하더라도 거래 정보를 미리 알려드리는 것은 회사는 물론 신 회장님께도 누를 끼치는 일이었다”며 “부디, 개인적인 서운함을 뒤로 하시고 지금까지처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저희를 응원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요청했다.

개인주주들을 향해 임 사장은 “가족 간의 갈등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주주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희로서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R&D가 우선이라는 절박함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주주가치 하락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주총에서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첫 번째 이사회에서 어머니와 이우현 회장은 1차적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하는 보다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후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을 것을 다짐한다”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임 사장은 임종윤, 임종훈 두 형제를 향해 “OCI와의 거래가 마무리되더라도 오빠와 동생이 보유한 지분율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이우현 회장 또한 분명히 오빠를 만나 한미그룹 경영에 동참하여 줄 것도 요청했다”며 “회사를 욕보이고 새로운 자금이 회사에 건전하게 수혈되는 것을 막으면서, 오로지 프리미엄을 받고 주식을 매각할 방안만을 추구하는 행동은 부디 멈춰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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