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전문병원 우수인력 시설 갖추고도 제 기능 발휘 못해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 정부 차원 제도적 보완책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정부에서 추진중인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체계의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뇌혈관질환에 대한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진이나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뇌혈관 전문병원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는 뇌혈관질환에 있어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대형병원과 대등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응급의료시스템의 한계 및 전문병원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준 명지성모병원 의무원장
허준 명지성모병원 의무원장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은 2일 명지성모병원에서 개최된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기자간담회에서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4개 병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필수의료 강화 및 응급의료체계 확립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허준 의무원장은 먼저 명지성모병원은 뇌혈관 전문 종합병원으로서 지역 의료서비스의 주춧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 내에 뇌혈관질환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 못지않은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 응급의료시스템의 한계 및 전문병원 인식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전문병원의 역할에 대한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체계 구축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 및 활용에 대해 정부 차원의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준 의무원장은 전문병원제도가 출범한지 12년이 됐지만 전문병원을 지정하는 엄격한 기준에 반해 범정부적인 홍보 및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라면서 따라서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진이나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병원의 활용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한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며, 이는 현 의료계의 어두운 현실이라면서 명지성모병원은 수도권에 유일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 뇌혈관질환을 수술 및 시술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무려 4명이나 상주하고 있지만 대형병원 간호사 사건 당시 이송 연락을 한 차례도 받지도 못했다면서 현 응급의료시스템 운영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허준 의무원장은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인해 필수의료에 대한 대책, 의료전달체계 등과 관련해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의원, 중소 및 종합병원, 상급병원의 연결 고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현 상황의 개선 없이 반복의 연속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허 의무원장은 의료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짝이는 수준의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지속할 수 있고,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하며, 또한, 상급·대형병원 위주의 제도를 개선하기보다는 의료기관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제도를 시행한다면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전문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대한신경외과학회 차원에서도 뇌혈관 전문병원 등의 활용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세부적인 실행방안 등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준 의무원장은 보건복지부 지정 전국 4곳의 뇌혈관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서울), 대구굿모닝병원(대구), 에스포항병원(경북), 효성병원(청주)이 합심하여 지난해부터 뇌혈관 전문병원 학술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는 것도 응급의료체계의 올바른 확립과 전문병원의 역할을 제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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