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윤준성 교수팀, 목표체온치료 받은 혼수상태 환자 분석
혈액 속 '미세신경섬유경쇄(NFL) 단백질' 경과 예측 우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심정지 후 혼수상태 환자가 정상으로 깨어날 수 있을지 회복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윤준성(교신저자)·성빈센트병원 응급의학과 송환(제1저자) 교수팀이 병원 밖 심정지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혈청 표지자의 임상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전향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혈액 속 '미세신경섬유경쇄(neurofilament light chain, NFL) 단백질'이 경과 예측에 우수한 바이오마커로 확인됐다.

최근 심폐소생술 활성화와 심정지 후 신경과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목표체온조절 치료'가 확대되면서 심장 기능이 정지된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이 심정지 후 혼수상태 환자가 다시 정상으로 깨어날 수 있을지 진단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2018년 8월~2020년 5월 서울성모병원, 충남대병원 응급실에서 병원 밖 심정지 후 목표체온조절 치료를 받은 1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오마커 예후 예측력을 측정하기 위해 입원 당시, 24시간 후, 48시간 후, 72시간 후 각각 혈액을 수집했다.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타우(Tau) 단백질, NFL 단백질, 신경교섬유질산성 단백질(GFAP), UCH-L1 효소를 측정했다. 이후 전통적 바이오마커인 혈청표지자 NSE(neuron-specific enolase), S-100B(S100 calcium binding protein)와 비교했다. 

그 결과, 새로운 혈청 바이오마커의 곡선 아래 면적은 심정지 후 72시간에 가장 높았다. 심정지 후 72시간의 NFL은 100% 특이성을 유지하면서 나쁜 신경학적 결과를 예측하는 데 가장 높은 민감도(77.1%)를 가졌다. 즉,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병원 밖 심정지 후 목표체온조절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신경학적 예후를 예측할 수 있었고, 특히 72시간째 예후 예측력이 가장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윤준성 교수는 "심정지 후 의식이 없는 환자의 신경학적 예후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임상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통적 바이오마커는 객관적 측정법이지만 단독으로는 신경학적 예후를 진단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들이 임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쁜 신경학적 예후를 예측하는 것과 좋은 신경학적 예후를 예측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고 증명된 만큼, 향후 임상 현장에 적용된다면 의료진들이 정상으로 회복될 환자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로 이어져 더 많은 혼수상태 환자가 의식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환 교수는 "심정지 환자의 예후 예측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불안에 빠져있을 보호자들이 진료 방향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바이오마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적 가치가 인정된다면 의료진들과 보호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Critical Care 3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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