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전문병원 학술대회서,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역할 제안
심뇌혈관 응급환자 치료 네트워크…전문병원 역할 강화 ‘기대’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은 지난 2일 열린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에 있어 뇌혈관 전문병원이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청년의사).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은 지난 2일 열린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에 있어 뇌혈관 전문병원이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병원 역할을 강화해 의료전달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지성모병원 허준 의무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열린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에 있어 뇌혈관 전문병원이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허 의무원장은 “지난해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은 현 의료계의 어두운 현실”이라며 “뇌혈관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 4명이 당직을 서고 있었지만 의료전달체계에서 누락돼 당시 이송 연락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 의무원장은 “뇌혈관 전문병원은 뇌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고난도 수술과 시술이 모두 가능해야 하고 환자 예후를 위한 적절한 치료 시설도 마련해야 하므로 지정기준이 까다롭다”며 “인력과 시설은 충분하지만 활용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전문병원은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해소하고 중소병원 경쟁력을 강화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도입됐지만, 제도 도입 10년이 넘도록 전문병원 활성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4기 뇌혈관 전문병원은 서울에 있는 명지성모병원을 비롯 대구굿모닝병원, 에스포항병원, 청주 효성병원 등 전국 4곳이다.

뇌혈관전문병원내원환자의중증도(PCCL) 변화(자료제공: 명지성모병원).
뇌혈관전문병원내원환자의중증도(PCCL) 변화(자료제공: 명지성모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문병원 제도 확대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연구’에 따르면 뇌혈관 전문병원 내원 환자 중 경증환자는 1기 지정 당시 22.2%에서 3기 지정 시 51.1%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최고 중증환자는 1기 15.8%에서 6.3%로 감소했다.

명지성모병원이 이번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증응급 환자 치료를 위한 ‘인력과 시설’이 충분하지만 의료전달체계 안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 의무원장은 “최근 정부와 대한신경외과학회를 중심으로 심뇌혈관 응급환자 치료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중소병원에 숨어 있는 인력을 파악해 응급환자 발생 시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무원장은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이 강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제도가 시행된다면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더해 전문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이 활성화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중증 뇌혈관질환 치료 구심점 될 것”

더불어 명지성모병원은 더 나아가 뇌혈관 전문병원을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명지성모병원에 따르면 뇌혈관 은 급성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 중증응급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상주하는 숙련된 의료진과 신속진료시스템(Fast Track)을 운영 중이다.

신경심리검사, 신경근전도, 수술 중 집중감시, 뇌파, 뇌혈류검사는 물론 색전증검사(Emboli), 혈관운동반응성검사(VMR), 난원공개존증검사(PFO) 등 다양한 신경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혈압, 맥박,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해 자율신경계 관련 기립성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 여부와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 변화까지 동시 관찰할 수 있는 초음파 활용 기립경사도 검사를 도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최근 척추 질환 전문의 초빙으로 인력을 강화해 전체 신경외과 전문의는 총 7명이며, 이 중 뇌혈관질환 시술과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4명이다.

허 의무원장은 “심뇌혈관질환법 개정안에는 중앙·권역·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3단계 센터를 지정해 심뇌혈관질환 의료전달체계를 재구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며 “명지성모병원이 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다면 지역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무원장은 “올해 5기 전문병원 지정평가를 앞두고 있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유지함으로써 수도권에서 유일한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뇌혈관 전문병원으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에 힘 쓰겠다”고 했다.

한편, 올해 2회째 맞는 뇌혈관 전문병원 학술대회는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 ▲대구굿모닝병원 ▲에스포항병원 ▲효성병원 등 4곳이 뇌혈관질환 전문병원 발전을 모색하고 관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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