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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수가협상 2년 연속 결렬···공단, '역대 최저' 1.6% 제시
의원급 수가협상 2년 연속 결렬···공단, '역대 최저' 1.6% 제시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3.06.0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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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합리적 근거 없이 인상률 통보·수용 강요···좌절·배신감"
병협 1.9%·치협 3.2%·한의협 3.6% 타결···약사회 1.7% 결렬

의원급 의료기관의 2024년도 요양급여 수가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2.1%에 이어 올해 협상에서는 사상 최저치인 1.6%의 수가인상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일 서울 당산동 건보공단 스마트워크 센터에서 건보공단과의 수가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종적으로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협상 결렬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인상률은 2020년 2.9%, 2021년 2.4%(결렬), 2022년 3.0%에서 2023년 2.1%(결렬)로 정해진 바 있다. 

김봉천 의협 수가협상단장<사진>은 "2024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건보공단의 수가인상률 제시로 인해 또다시 결렬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무려 10차례나 협상이 결렬됐고, 지난해 역대 최저수준인 2.1% 수가인상률이 결정된 이후 이번에는 사상 최저치인 1.6% 인상률을 기록했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의협은 올해 협상에서 건보공단 협상단과 재정위 위원들에게 인건비·관리비·재료비 등 비용 지출 급증에 따른 원가 인상자료를 전달하는 동시에 건보재정 당기수지 2년 연속 흑자와 누적적립금 24조원 기록에도 여전히 원가를 보전받지 못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단 측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단의 SGR 연구결과 순위를 토대로 인상률을 통보하고 수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을 되풀이했다는 게 김 단장의 지적이다.
 
김 단장은 "공단은 높은 물가·임금 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 등 의료 인프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원급의 현실은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가협상 이후 거시지표 등을 활용해 SGR 모형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결국 거시지표의 반영은 물론이고 근거 없는 밴딩 규모와 결정 과정의 불투명함, 협상 결렬 시 조정절차 부재 등 기존 수가협상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점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총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어섰음에도 이처럼 예년과 유사한 밴딩 규모로 공급자 간에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조장하는 협상 방식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정부는 건보재정이 적자일 땐 '고통 분담'을 명분으로 의료계의 희생을 요구했고, 흑자일 땐 보장성 강화 등 우선 순위가 있다는 이유로 저수가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제부터라도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적인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가적 재난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더 이상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수가 인상이 곧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가입자의 부담감은 이해되나, 필수의료 등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근본적인 이유인 저수가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결국 더 큰 비용 부담으로 돌아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의협은 앞으로 1년 후에 있을 2025년도 수가협상마저도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결정될 것을 우려한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이날 오전 3시 45분 1.9%의 수가인상률을 받아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했다. 이어 대한치과의사협회는 3.2%, 대한한의사협회는 3.6%의 인상률에 합의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1.7%의 수가인상률을 제시받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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