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다수 출시 예정
고농도 제형 중심 시장 재편 분위기…상호교환성 인정 영향도 화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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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애브비의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7월부터 미국 시장에 대거 출시된다.

전 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큰 의약품 중 하나인 만큼 오리지널의 파이를 뺏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휴미라는 지난해 약 213억 3700만 달러(한화 약 28조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2021년 코로나19(COVID-19) 백신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9년 동안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지켜왔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매출 순위가 밀린 것은 불가항력이었으나, 휴미라 판매량은 이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서 휴미라의 글로벌 판매량이 영향을 받았으며, 2021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첫번째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암젠의 '암제비타'는 애브비에 남은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체결해 가장 먼저 출시가 가능했다. 휴미라의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오는 만큼 첫번째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7월부터는 특허 만료 및 합의로 인해 더 많은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화이자 '아브릴라다',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산도스 '하이리모즈', 비아트리스 '훌리오', 유심리 '코헤러스', 알보텍 'AVT02’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세는 '고농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지만 모든 제품의 실적이 좋을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고농도 제형 제품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휴미라 처방은 고농도 제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여러 번 투약해야 하는 저농도 제품 대비 투약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아달리무맙의 85%는 고농도 제형이었다.

첫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시장 선점을 기대했던 암제비타가 미국에서 영향력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저농도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중 고농도 제품은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와 산도스의 '하이리모즈' 3가지다. 국내사 제품들이 고농도 제형 허가를 일찍 획득하면서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23일 휴미라 고농도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 품목허가를 통해 아달리무맙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농도 제형 바이오시밀러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테바, 암젠, 산도스의 고농도 제품이 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고농도 제품 대열에도 경쟁자가 계속 추가될 전망이다.

치료 효과 동등하지만 우려는 여전

한편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안전성을 오리지널만큼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어 오리지널의 동등함을 인정 받는 게 또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이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해야하는 것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허가 시 유사성을 입증한다. 제조에 쓰이는 세포나 제조 공정 등이 오리지널과 완전히 동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JAMA 2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오리지널 생물학적제제와 바이오시밀러는 치료적으로 동등한 결과를 나타냈다.

해당 연구는 중등도 및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만 642명을 대상으로 한 25건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와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25건 중 11건이 아달리무맙 관련 연구였다.

동등성은 류마티스 증상 20% 개선을 뜻하는 ACR20과, 일상적 신체 기능을 평가하는 건강평가 설문장애지수(HAQ-DI)에 대해 사전에 정의된 한계를 이용해 평가했다.

분석 결과 바이오시밀러는 ACR20 반응과 HAQ-DI 점수 변화에서 오리지널 제제와 동등성을 충족했다. 안전성 및 면역원성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안전성을 우려하는 이들은 있다. 미국 의약품 유통업체 카디널헬스의 ‘2023 바이오시밀러 보고서’에서는 피부과, 류마티스내과, 소화기내과 전문의 3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실렸다.

설문 결과 피부과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들은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는데 있어 가장 염려되는 부분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꼽았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기존 아달리무맙을 사용하던 환자를 바이오시밀러로 교체 처방하는 게 가장 염려된다고 답했다.

'상호교환성' 여부, 성패에 영향 미칠까

이러한 염려를 보완해줄 대안으로 상호교환성 확보가 꼽힌다. FDA는 2021년 7월부터 상호교환가능(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를 지정하기 시작했다. 어떤 환자에게 처방하더라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임상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FDA가 인정하는 것이다. 

카디널헬스의 보고서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용 결정 시 상호교환성 여부가 중요하냐는 질문에 피부과, 류마티스내과, 소화기내과 전문의 중 각각 70%, 60%, 65%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제품 농도, 구연산염 포함 여부, 라텍스 성분 제거 여부에 비해 상호교환성 항목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았다.

지금까지 상호교환성을 인정 받은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뿐이다. 이에 각 제약사의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 알보젠, 셀트리온의 제품이 출시 전후 상호교환성을 인정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주장도 있다. 미국 헬스케어 기업 CVS헬스는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상호교환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카디널헬스와 다른 전망을 내놨다. 

FDA의 상호교환가능성 인정은 환자의 의약품 구입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제품이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보다 우수한 효능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CVS헬스는 인슐린 바이오시밀러의 예를 들어 사노피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베이사글라'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지 못했음에도 2017년 란투스를 93% 이상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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