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한 채 정총 참석한 홍주의 회장 "부덕의 소치" 고개 숙여
4년 만에 열린 대면 정총에 여야 의원 총출동 “한의 정책 개선”

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환자의 첩약 처방 일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대한한의사협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의협 홍주의 회장이 삭발한 데 이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청년의사).
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환자의 첩약 처방 일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대한한의사협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의협 홍주의 회장이 삭발한 데 이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청년의사).

교통사고 환자의 첩약 처방 일수 제한에 대한한의사협회의 반발이 거세다. 한의협은 코로나19로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관련 자동자보험 한의진료 수가를 개정하려는 국토교통부를 향해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26일 가양동 한의협 회관에서 열린 제67회 정총에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난 홍주의 회장은 “현대 진단기기의 한의사 사용을 허락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등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사건에 큰 날개를 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현실이 녹록치 않은 관계로 회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부덕의 소치이고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회장은 지난 25일 한의협 회관 앞에서 국토부를 규탄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3일 한의계와 사전 협의 없이 교통사고 환자 첩약 1회 최대 처방일수를 5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의진료수가 변경에 관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를 오는 30일 개최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지난 25일 한의협회관 앞에서 국토부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개선방안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지난 25일 한의협회관 앞에서 국토부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개선방안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대한한의사협회).

이에 한의협은 총력 저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삭발에 이어 이날 정총을 기점으로 단식투쟁에 들어간다고 선포했다.

홍 회장은 “국토부의 억압된 횡포로 인한 말도 안 되는 자동차보험 개악 사태에 우리는 결코 반갑게 미래를 논의할 수 없다. 당장 현안이 시급해졌다”며 “어제(25일) 부득이하게 삭발을 했고 정총 시작과 동시에 단식투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한의사 3만명의 생계를 뒤흔드는 국토부의 자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시점 이후 가열 차게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한의협 정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온 것은 물론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불합리한 한의학 정책과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축사는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한의학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학으로 한걸음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이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의사들도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진료 전문성을 갖고 윤리적 가치 준수하고 한의학 발전을 위해 힘써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한의학이 미래의학으로 가치를 높이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봉사하려면 정부가 편견 없이 열린 자세로 지원해야 한다”며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 한의사의 보건소장 임용, 한의 보장성 강화 등 현안에 대해 잘 안다. 앞으로도 한의학 발전과 국민보건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첩약 건강보험 확대적용을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국토부에서 자보 첩약 일수를 일방적으로 변경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시범사업이 정리된 후 해야 하지 않나. 엇박자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한의학 표준화와 세계화, 미래 한의학으로서 고령화 시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같이 고민하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보건의료 발전 계획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보건의료 직능이 모여 정부와 소통하는데 힘을 합치도록 돕겠다. 보건의료 직능 간 화합과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날 정총에는 이들 외에도 민주당 안규백·전혜숙·한정애·진성준·강선우 의원과 국민의힘 최재형·최영희·서정숙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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