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은 '세계결핵의 날'…‘숨은 결핵 찾아라’ 다양한 검진사업 실시
결핵협회 설립 70주년…신민석 회장 “보건의료 K-콘텐츠 선보일 터”

324일은 세계결핵의 날이자 제13회 결핵예방의 날이다. 한국은 그러나 2021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35.7명으로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결핵신()환자 발생률 1, 사망률 3(인구 10만명 당 3.8)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는 신규 결핵환자 발생률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은 것은 그만큼 환자를 열심히 발굴해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결핵협회의 역할이 있었다고. 특히 2030년이면 우리나라가 결핵퇴치 단계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핵협회에 따르면 신규 결핵환자수는 201139,557, 인구 10만명당 78.9명으로 정점에 달한 후, 연평균 약 7.4%씩 감소하고 있다. 2021년 기준 18,335, 인구 10만명당 35.7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2023년에는 결핵퇴치단계인 인구 10만명당 10명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결핵협회 분석이다.

올해는 결핵협회가 설립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53년 설립된 결핵협회는 대한민국 1호 법인이다. 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은 1970년도 당시 유일하게 WHO로부터 초국가표준검사실로 지정된 기록도 갖고 있다.

이에 결핵협회는 70년 결핵 퇴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결핵에 국한하지 않고 호흡기 감염병 전반에서 국민들의 보건복지 증진에 앞장서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3월 제31대 결핵협회장에 임명돼 올해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신민석 회장은 "70년간 협회가 존립할 수 있었던 배경은 결핵 퇴치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라며 훗날 2023년이 호흡기 감염병 전반에서 국민의 보건복지 증진을 도모했던 도약과 성장의 원년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결핵협회는 70주년을 기점으로 해외로 협회의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몽골,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결핵 고위험 국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결핵사업을 수행,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국제사회에 새로운 K-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생각이다.

- 결핵협회가 벌써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1953년 당시 보건사회부 옆 작은 사무실로 시작한 대한결핵협회는 70년이 흐른 현재 결핵연구원, 글로벌협력원, 12개 지부, 그리고 8개 복십자의원 등 보건복지를 선도하는 민간단체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사명감을 갖고 70년간 축적된 결핵퇴치 노하우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호흡기 감염병 퇴치에 전환 배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같은 사명감이 단순한 시대적 감정에 멈추지 않고,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보건복지 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그 노력이 조금씩 현실로 이뤄지는 해가 바로 2023년인 것 같다.

- 324일은 세계결핵의 날이자 제13회 결핵예방의 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1, 사망률 3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CED 가입국 중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핵발생률이 1위인 것은 협회가 그만큼 환자를 열심히 발굴해 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결핵신()환자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54%에 달한다. 신규 결핵환자수는 201139,557, 인구 10만명당 78.9명으로 정점에 달한 후, 연평균 약 7.4%씩 감소하여 2021년 기준 18,335, 인구 10만명당 35.7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앞으로 결핵 고위험군 검진 강화, 잠복결핵감염 검진과 치료 확대, 접촉자 관리 강화 등을 통해 2030년에는 결핵발생률을 결핵퇴치 단계인 인구 10만명당 10명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하겠다. 자신 있다.

- 결핵협회 올해의 중점 사업이 궁금하다.

상반기 문을 여는 울산경남지부 및 제주특별자치도지부 신청사를 시작으로, 복십자의원 추가 개원, 결핵연구원 연구동 신축, 아시아 결핵퇴치 협력포럼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 공식 협력기관이자 초국가표준검사실인 결핵연구원 연구동 신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결핵연구원 연구동 신축에 특별히 의미를 두는 이유가 있나.

메르스, 코로나19 등 최근 호흡기 감염병 위기를 겪으며 우리 모두가 미래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미래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협회는 결핵연구원 역량 강화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이에 지난해 취임 직후, 각종 역학조사·연구과제 수행, 결핵균 진단·검사법 개발 등을 담당하던 연구개발센터와 진단검사의학센터를 2팀제로 개편하고 학술연구팀을 신설, 호흡기 감염병 분야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사업부서 간 역할, 인력 구성 등 내적 요소의 효율적 운용이 빛을 발하려면 이에 수반되는 장비 교체, 시설 확충 등 외적 인프라도 함께 개선돼야만 한다. 그게 바로 하반기 착공될 결핵연구원 연구동이다. 지상 2900여평 규모로 신축될 연구동은 결핵균을 비롯한 다양한 고위험 균과 바이러스 연구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BSL(BioSafety Level) 3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그 중 80평 규모의 BSL3에서는 고위험 균 및 바이러스 연구가 이뤄지며, 90평에 달하는 GMP에는 결핵균 배지(고체배양배지, 약제감수성검사 배지), 검사용 키트 시제품 등을 위한 생산 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특히 전세계에서 결핵균 배지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다. 배지는 결핵약을 개발하거나 연구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곧 자산이다. 세계 각국에 균주를 분양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면 세계 결핵퇴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연구동 신축은 잠복결핵 감염진단,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균주은행 운영 등 결핵연구원의 진단검사 및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높여줄 계기가 될 것이다.

- 앞서 2030년에는 결핵퇴치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이같은 목표를 위해 세워놓은 계획이 있다면?

정부는 지난해 7결핵예방법 시행규칙개정을 통해 잠복결핵감염검진을 강화했다. 국내 결핵신환자수를 결핵퇴치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이에 협회는 시도별 잠복결핵감염 출장검진팀을 운영하며 검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0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결핵환자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1년 대비 46%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의 결핵환자 감소율은 27%에 불과하다. 2021년 노인 결핵환자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점차 가속화되는 만큼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전라남도에 이어 올해는 전라북도와 결핵고위험군인 노인들의 이용률이 높은 지역사회 경로당을 중심으로 전수검진을 벌이고 있다.

- 특별히 지역의 노인들 가운데 결핵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잠복결핵 비율은 인구당 20~30% 정도다. 잠복결핵의 경우 10% 정도가 발병을 하는데 5%2년 내 발병하지만 5%65세 이상 발병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현이 되는데 65세 이상이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가 쉽다. 6.25 때 우리나라 인구의 1/3이 결핵환자이기도 했으니 6.25를 겪었던 세대들이 65세 이상인 70, 80대가 된 지금 노인 결핵환자 비중이 높은 것이다. 협회가 지자체들과 함께 노인들이 많은 경로당을 중심으로 전수검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숨어있는 잠복결핵까지 찾아내겠다는 뜻이다.

더욱이 잠복결핵은 증상이 없다. 발현되기 전 3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완전 치료가 가능하지만 발현 된 뒤에는 6개월 내지 2년간 약을 먹어야 한다.

- 코로나19라는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다.

협회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우려됐던 초기부터 호흡기 감염병 대유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20202, 코로나19 검사 수탁기관으로 지정된 후 결핵연구원에 24시간 운영되는 코로나19 검체 검사센터를 구축했다. 나아가 70년 결핵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를 위탁 운영해왔다. 또한 협회에서는 서울, 부산, 수원, 춘천, 대구 등 5개 지역에 복십자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211월 대전 복십자의원을 재개원해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하고, 그해 12월 수원 복십자의원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했다. 2022년에는 서울, 춘천, 대구, 그리고 부산 복십자의원도 코로나19 의료기관으로서 코로나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

- 과거 복십자의원은 의료시설 등의 면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진 편이었다. 역량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방안은?

협회 산하 부설 복십자의원은 한때 연 진료환자수가 20만명에 육박하며 10개 도시에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결핵환자 감소와 함께 202212월 기준으로, 4개 의원이 휴원하며 6개 지역(서울, 부산, 수원, 춘천, 대전, 대구)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며 오히려 호흡기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복십자의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전 복십자의원이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재개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복십자의원으로 대표되는 보건의료 사업의 질적 성숙과 양적 성장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회장으로 취임하며 본부 소속으로 의료사업팀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올 상반기 전주 및 제주, 하반기 충북 오송에 복십자의원을 개원할 예정이며 창원, 광주, 인천 등에서도 복십자의원이 조속히 문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진료를 받아볼 수 있는, 서울에서 제주를 잇는 한반도 의료체인을 완성하고자 한다. 의료장비 교체, 진료환경 개선, 그리고 다양한 의료인력으로 재구성된 복십자의원은 결핵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의 보건복지 전반에서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의료 서비스를 맞춤 제공하는 협회의 상징이 될 것이다.

- 결핵하면 크리스마스 씰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씰을 모르는 사람들도 적지않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 씰 모금은 어떻게 하며, 어디에 쓰이고 있나.

크리스마스 씰 모금을 통해 조성된 결핵퇴치 기금은 결핵예방과 인식개선, 결핵환자 발견, 치료 지원, 환자 관리 등 여러 결핵퇴치사업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축구선수 손흥민, MBC ‘놀면뭐하니?’와 유재석 부캐, EBS 펭수 등 다양한 소재를 선보이며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결핵퇴치기금 모금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크리스마스 씰 뿐 아니라, 열쇠고리, 머그컵, 에코백, 엽서, 배지 등 모금상품을 다양화하며 일상생활에서의 효용성을 높여가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 기부스토어를 구축하여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모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하며 결핵퇴치를 위한 모금 동참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리고 있다. 앞으로도 기부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금 캠페인을 전개하며 크리스마스 씰은 구입이 아닌 기부임을 알리고 결핵예방과 퇴치에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국내 결핵검진 사업 이외에도 해외사업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발전시키거나 확대하고자 하는 해외사업이 있다면.

지역 간, 대륙 간,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한 오늘날, 결핵, 코로나19 등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의 유행은 언제든 우리의 삶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다. 이에 협회는 국내, 국외 구분 없이 결핵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병 퇴치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특히 2010STOP-TB Partnership을 구축하고 20121STOP-TB Partnership 동아시아포럼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이래, 몽골,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결핵 고위험국가를 대상으로 현지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결핵사업을 수행하며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국제사회에 새로운 K-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결핵 고위험국가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협회의 결핵사업 기본 방향은 물고기를 낚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스스로 감염병을 관리하고 퇴치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몽골, 캄보디아, 태국,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이 참여하는 결핵퇴치 협력포럼, 고용허가제 대상국과 결핵 고부담 국가의 보건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한 초청 연수, 북한이 참여하는 국제 결핵퇴치 협의체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 간 보건의료 역량에 따른 감염병 대응수준의 차이는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필요한 치료제나 검사키트를 지원하는 것 못지않게, 자체적인 감염병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와 이러한 시스템이 실현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AI, 모바일 등 정보통신 기술을 결핵퇴치 현장에 접목시킨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등에서 이뤄질 이번 결핵퇴치 사업에서는 결핵균 검사와 진단, 결핵환자의 복약관리, 치료성공률 제고, 결핵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AI와 모바일 기술이 전방위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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