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교육기간 2년으로 단축한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추진
행동하는간호사회 "숫자 늘리기 급급, 간호 질 저하 우려" 반대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021년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을 중심으로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021년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을 중심으로 간호학과 학사편입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간호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간호학과 학사편입생 교육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간에 간호인력을 배출해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실효성 없는 인력 증원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9일 국립대 10곳 소속 간호학과장을 만나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가 건의한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 도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은 간호학과 학사편입생 교육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별도 교육 과정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간호학과에 편입하면 4년제 대학의 3학년으로 입학해 초과학기까지 총 3년의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이에 간협은 현행 편입학제도로 대학 등록금 등 경제적 부담과 더불어 간호인력 배출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집중간호학과 특별과정을 도입할 것을 주장해왔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국회 토론회에서 이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간협은 지난 2022년 12월 간협을 방문한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에게 특별과정 도입을 건의했다.

정부는 간호 인력 충원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한시적으로 편입학 정원을 입학 정원의 10%에서 30%로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학 총 정원의 2% 내에서 선발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으로 인력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정원 외 인원을 대상으로 특별과정을 도입한다면 연간 1,000~2,000명의 간호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간호계에서는 우려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선 인력 증원이 아닌 간호사 처우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간)는 7일 성명을 내고 “간호사들은 실효성 없는 인력 증원이 아닌 간호사들이 병원에 남을 수 있는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행간은 2년제 특별과정이 도입되면 간호 교육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간은 “4년제 교육과정에서도 현장실무 교육기간이 짧아 실무를 익히기에 버겁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간호대생 수에 비해 실습 병원이 적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혈압·혈당 측정 업무를 전담하는 등 보조 인력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어 학습권 침해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간은 “질 낮은 실습을 거치고 간호사로서 1인분을 하라는 것은 신규 간호사를 절벽으로 떠미는 것”이라며 “편입생들도 입상실습 1,000시간을 포함해도 현행 3년 과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간호사 수만 늘릴 수 있다면 간호의 질은 상관없다는 말인가”라고도 했다.

또한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고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간은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에서 간호사 1명이 평균 16.3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으며, 종합병원은 43.6명에 달한다. 의료법에 명시된 기준을 넘는 수준”이라며 “간호사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간호사 1명의 담당 환자 수를 명시하고 병원에 이를 강제하는 처벌조항이 포함된 '간호인력인권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행간은 “2년제 특별과정 신설은 실질적 처우 개선 없이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유연근무제, 지역공공간호사제와 일맥상통”이라며 "간협과 정부는 근시안적인 정책을 폐기하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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