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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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3.02.0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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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재활통합병동), 조리사, 미화 노동자 전원 정규직 전환
지난 2021년 ‘비정규직 없는 병원 만들겠다’는 약속…2023년 실현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이 비정규직 제로를 실현했다.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이 비정규직 제로를 실현했다.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병원장 임상혁)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녹색병원지부(지부장 조윤찬)가 파견용역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요양보호사, 조리사, 미화 노동자를 전원 정규직 전환하는데 합의해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했다.

노사 양측은 2021년 재활통합병동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 1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녹색병원은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들었다. 2021년 7월 1일자로 외부파견업체 소속으로 일했던 재활 간호·간병통합병동(61병동) 요양보호사 17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후 차례로 2022년 1월에는 조리사 25명 전원, 2023년 1월에는 미화 노동자 17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번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는 의료기관 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의 정책과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임상혁 녹색병원장의 의지가 합쳐 이룩한 성과라는 평가다.

임상혁 병원장은 “‘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이 녹색병원의 중요한 가치인 만큼 노동자도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인권이 보호되고 인권이 존중받는 인권경영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하는데 있어 보건의료노조와의 소통과 협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한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작년 연말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1만 2천 명의 인원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로 비정규직들이 인력 감축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시기인 만큼 녹색병원의 결단이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이중구조 개선과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면서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개편 등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은 녹색병원이 보여준 것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윤찬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장은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하는 날이 늘 올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막상 오늘이 되니 감회가 새롭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신 한 미화 노동자분의 ‘감사하다’는 그 한마디에 감정이 울컥하기도 했다”면서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서 2003년 설립한 민간형 공익병원이다. 2003년 개원 이후 지속적으로 산재·직업병 환자, 인권침해 피해자,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돌보며 공익활동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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