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지옥 겨우 벗어난 의료계…요양병원은 여전히 늪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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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지옥 겨우 벗어난 의료계…요양병원은 여전히 늪 속에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1.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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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요양기관 개·폐업 분석…요양병원 10곳 문 열면 14.5곳 문 닫아
종합병원·병원 폐업비율 회복세…의원 개업 2,078개로 최근 5년간 최대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길을 걷던 의료기관 경영 환경이 감염병 대유행 3년 차를 지나면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의료기관 개업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것인데, 다만 요양병원은 여전히 폐업이 개업을 앞지르고 있어 아직 암흑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이 공개한 최근 5년간(2018~2022년)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재구성한 결과 확인됐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요양기관은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의원이며 약국, 보건소, 한의원, 한방병원 등은 제외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자료의 형태, 분류 기준 및 시점, 집계 및 제공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은 물론 팬데믹 첫해인 2020년만 해도 요양기관 폐업이 개업을 크게 앞지른 사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21년 병원과 요양병원에서 폐업이 개업을 앞지르면서 그 기록을 깼다.

2021년 당시 개업 대비 폐업비율을 살펴보면 병원이 237.2%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요양병원이 115.9%로 잇고 있었다.

이는 병원 10곳이 개업할 때 약 23.7곳이 폐업했고, 요양병원 10곳이 문을 열 때 약 11.6곳이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해당 수치가 100%를 초과하면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역전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합병원의 사정도 그리 좋진 않았다.

2019년에 76.9%였던 개업 대비 폐업비율이 2020년에 64.3%로 크게 회복(13.6%p↓)한 것처럼 보였으나 2021년에 62.5%(1.8%p↓)로 회복세가 주춤했기 때문.

이 같은 암울한 분위기는 코로나19 3년 차인 지난해 개업 대비 폐업비율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일부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총 2,245개소의 요양기관이 2022년 한 해 동안 개업하고 1,216개소가 폐업을 해 54.2%의 개업 대비 폐업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간의 요양기관 전체 폐업비율(2018년 63.3%, 2019년 60.3%, 2020년 66.8%, 2021년 66.6%) 중 가장 낮은 수치인데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에 비해 매년 안정적인 폐업비율을 유지한 동네의원이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의원의 폐업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다른 요양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흔들림 없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2018년 60.2%, 2019년 57.5%, 2020년 64.8%, 2021년 57.1%)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저인 49.7%의 폐업비율을 보였다.

의원만큼이나 사정이 좋아진 곳이 종합병원이다.

지난해 12곳이 개업하는 동안 단 3곳만 폐업을 한 것.

아울러 2021년 237.2%라는 믿기 힘든 폐업비율에 병원경영 환경이 최악의 늪에 빠졌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한 병원급 의료기관은 2022년 90곳 개업, 87곳 폐업으로 폐업비율을 96.7%까지 끌어내려 잠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매년 개원 숫자가 100곳을 거뜬히 넘겼던 병원급이기에 아직 완벽한 회복이라고 보긴 힘든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요양병원.

유일하게 2022년에도 웃지 못했다.

폐업이 개업을 앞지른 현상이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이어진 것인데, 65곳이 문을 연 사이에 94곳이 간판을 내렸다.

최근 5년간의 요양병원 개·폐업 추이를 살펴보면 현실은 더 냉혹하다.

요양병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단 한 번도 개업 대비 폐업비율이 하락한 적이 없다.

즉, 최근 5년간 요양병원 개업 시장이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개업 대비 폐업비율이 아무리 큰 폭으로 상승해도 1~2년 안에 소폭이라도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종합병원, 병원, 의원과 극명하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요양병원의 개업 대비 폐업비율은 △2018년 77.0%(135곳 개업, 104곳 폐업) △2019년 86.2%(116곳 개업, 100곳 폐업) △2020년 94.9%(82곳 개업, 77곳 폐업) △2021년 115.9%(63곳 개업, 73곳 폐업)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2022년 결국 144.6%(65곳 개업, 94곳 폐업)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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