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국가중앙병원·감염병병원 역할 위해 1050병상 규모 유지돼야
NMC전문의협, 기재부 사업 철회 시까지 의료계 공동대응 및 대국민 호소 계속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국가중앙병원이 상급종병보다 적은 규모로 축소된다고 들었을 때 ‘안 된다’고 느꼈다”

국립중앙의료원(NMC) 전문의협의회 이소희 회장(정신건강의학과 과장)<사진>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문의들이 먼저 나서 NMC 사업에 대해 목소리를 낸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NMC전문의협은 정부의 NMC 및 중앙감염병병원 신축·이전 축소안 통보 후 지난 19일부터 본원에서 내원객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알리는 피켓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회장은 NMC에 대해 “2003년부터 신축 논의는 있었으나 지지부진한 가운데 20년간 투자 없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최전선에서 환자를 받아왔다”며 “몇년간 계속된 전세계적 코로나 팬데믹에서 몇년간 희생해온 NMC의 역할 속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작년에 추진단을 통해 그 신축·이전 규모를 확인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조정돼 통보된 사업안은 보건복지부와 NMC가 요구했던 1050병상(본원 800병상+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중앙외상센터 100병상)에 한참 못 미치는 760병상(본원 274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6병상 축소)으로, 그동안 국회 야당 및 의료계에서 우려하고 지적해 왔음에도 8월 축소된 사업안이 통보됐다.

이에 본원 대부분 인원인 총 121명의 전문의들이 속해있는 협의회는 임시총회를 통해 압도적인 표결(98%)로 기재부 결정 불수용을 결정하고 행동에 나선 것.

이 회장은 “국가중앙병원을 위해서는 1000배드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다”며 “실제 국비 1000억원 이상을 절약해 이를 구축할 수 있음에도 기재부는 적정성 검토로 규모를 축소해버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직접 현장에서 보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 현직 의사들의 체감”이라며 “일단 총사업비에 따라 설계가 이뤄지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질타했다.

외상센터가 그대로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감염병 상황에서 공공병원이 우선적으로 받게되는 중증 고위험산모와, 이와 연결된 신생아중환자실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상센터 뿐 아니라 국가중앙병원의 충분한 규모와 역할이 필요하지만 현재 축소안으로는 이를 갖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긴축재정이 장기적으로는 손실을 불러오며, 이는 NMC만의 문제가 아닌 공공의료와 책임의 문제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상급종합병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없었던 제대로된 국가 병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는 민간 병원과 경쟁하는 의미가 아니다”며 “긴축재정으로 비효율적 낭비를 줄인다고 하지만, 장기적 비전을 갖고 공공의료가 대응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 돈을 아끼려고 대응하려다 민간병상을 더 늘리게 되면서 소탐대실한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위에서는 ‘공공의료 백년대계,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에 달렸다’, ‘망해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살리든가 차라리 죽여라’, ‘병상 없이 공공 없다. 보건복지부는 각성하라’, ‘공공의료 관심없는 기획재정부는 자폭하라’, ‘제대로 된 모(母)병원 없이 중앙감염병병원 의미없다’, ‘모병원 없는 중앙외상센터도 기대 마라’ 등 문구로 이러한 현실을 알리고 있다.

전문의들은 현수막을 설치하고, 외래진료가 있는 점심시간 1시간 동안 교대로 내원객들에게 NMC 신축·이전 사업 축소 사실을 알리고 있다.

이 회장은 “힘들어도 희망을 갖고 견뎌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제대로 된 국가중앙병원·감염병병원을 만들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확인하고 환자가 진료중에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서 분노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좀더 많은 국민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희 회장은 “NMC 근무중인 전문의들을 대표해 기재부 축소안의 부조리함과 불수용 입장을 최선을 다해 의사표명을 하겠다. 만날 수 있는 곳은 모두 만나겠다”며 “이와 함께 단순히 수치가 아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실제적 사례를 모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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