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장기 조절 효과와 안전성 핵심
듀피젠트 이어 JAK억제제 출시로 치료옵션 다양화 추세… 기전과 적응증에는 차이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지난 2014년 발표된 Dermatology Practical and Conceptual의 한 논문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은 전세계적 중요한 건강 문제이자 비치명적 피부 질환 영역 내 높은 질병 부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흔히 가려움증, 습진이 대표증상인 피부질환으로 알려졌으며, 나아가 사회적, 정신적 기능에도 영향을 받아 환자 뿐만 아니라 환자 부모의 삶의 질도 저하될 수 있다.

오늘날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증가 추세에 따라 전세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 역시 지난해 7조 6,000억원에 이르며 연평균 성장률 약 4.2% 로 전망될 만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2018년부터 계속 증가세에 있으며 2021년 기준 약 100만 명에 육박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약 48%가 소아청소년 환자들이며,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85%도 만 5세 이하 소아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피부염을 어린시절 겪고 지나가는 병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소아기에 발병하더라도 성인이 되어서도 질환이 지속되거나 재발할 우려가 높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16점 이상 23점 미만이면 중등도, 23점 이상이면 중증으로 평가하며 EASI가 낮더라도 가려움증 NRS 점수가 7점을 초과하거나 피부과 삶의 질 지수가 10점을 초과하면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평가한다.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은 국소 치료제로 증상이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전신 치료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부작용의 위험 때문에 권고하지 않으며,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사용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들 또한 장기간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질환임에도 장기적인 전신 치료법이 제한적이라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하지만 듀피젠트라는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면서 적극적인 아토피 치료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아토피 피부염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진 T helper (Th)1, Th2, Th17, and Th22 cells 등 여러 면역 경로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JAK 억제제가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법으로 떠올랐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치료제들에 대한 보험 급여 적용도 가능해지면서 환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2020년부터 듀피젠트가 최초로 건강보험 급여화에 적용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애브비의 린버크와 한국릴리 올루미언트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화이자제약 시빈코도 올해 급여를 기대하고 있어 아토피 치료제 시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전히 시장에서는 사노피 아벤티스 듀피젠트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최근 소아청소년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약평위를 통과하면서 타 치료제들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데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신 치료요법이 제한적이어서 환자와 의료진의 고충이 컸던 분야"라며 "최근에는 듀피젠트와 JAK 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옵션이 추가되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특히, 듀피젠트는 장기간 효과적인 아토피피부염 증상 조절 효과가 입증되었고, 생후 6개월 영유아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옵션이 되고 있지만 아토피피부염 발병율이 높고 환자와 보호자의 질환 부담이 높으며, 전신면역억제제의 사용이 제한적인 소아청소년 환자들에서는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의 부담이 높다"며 "경제적 부담으로 중등도-중증의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5년 간 확인된 효과·안전성 폭넓은 적응증 앞세워

시장 리더로 군림한 듀피젠트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듀필루맙)는 국내에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생물의약품이다. 듀피젠트 출시로 그동안 전신 치료법이 제한적이었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에서 장기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보된 전신 치료제가 등장하게 됐다.

듀피젠트는 광범위한 면역 기전에 작용하는 기존의 면역억제제와 달리 아토피피부염의 기저 염증 유발물질로 여겨지는 제2형 염증 반응과 관련된 인터루킨-4, 인터루킨-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듀피젠트는 현재 성인, 청소년 및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최신 치료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만 6개월 이상 영유아, 소아까지 폭넓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듀피젠트가 이처럼 넓은 적응증을 보유한 배경에는 대규모 임상연구와 리얼월드 데이터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최대규모 임상연구 프로그램인 LIBERTY AD를 통해 최대 약 4년 간의 지속적인 증상 조절 효과와 다양한 연령대에서 일관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고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기존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일관된 결과물을 도출했다.

특히 듀피젠트는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심각한 위협 및 이상반응에 대한 경고문인 미국 식품의약국의 블랙박스 경고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차별점이 있다. 다른 치료제와 달리 치료 시작 또는 치료 도중에 정기적인 안전성 모니터링에 대한 의무조건도 없다.

이에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 또한 듀피젠트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치료 옵션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것으로 2021년 개정됐다.

빠른 치료 효과와 피부 증상 개선 효과 유지,

200 mg, 100 mg, 50 mg 3가지 용량 내세운 시빈코

시빈코(주성분명:아브로시티닙)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처음 선보인 피부과 질환 치료제로 전신요법 대상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1일 1회 경구용 JAK 억제제이다. 특히 시빈코는 200mg,100mg, 50mg 등 3가지 용량에 대해 동시 허가가 이뤄져 환자의 내약성 및 유효성에 근거한 용량 조절이 가능해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용량 옵션 제공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시빈코는 JADE MONO-1, MONO-2, COMPARE 등 다수의 3상 임상을 통해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 및 임상반응종합평가 개선이라는 임상적 혜택을 확인했다.

시빈코 200mg 단독요법은 첫 투여 후 24시간 내 위약 대비 유의하게 높은 가려움증 개선 효과를 나타냈으며 12주차에 위약 대비 유의한 피부증상 개선을 보이며 48주차까지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시빈코는 JADE REGIMEN 연구를 토대로 악화예방 효과 및 악화 후 치료 반응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빈코100mg 또는200mg 복용으로 악화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빈코 200mg와 국소치료제를 악화 관리를 위한 치료제로서의 구제요법으로도 고려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시빈코 투약 용량을 감량한 환자군(57.4%)에서 악화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바탕으로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에서 시빈코 200mg 투여 후 시빈코 100mg 투여로 유도 및 유지하는 방법을 치료 옵션으로 제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시빈코는 두필루맙의 JADE DARE 연구 직접 비교 임상을 통해 2주차에서 최대 소양증 등급평가 기준 4점 이상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이 48%로 두필루맙 26%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결과물을 도출했다.

아토피 환자 가려움증 빠르고 효과적으로 완화시킨 올루미언트

한국릴리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는 2021년 5월 JAK 억제제 중 최초로 국내 허가된 성인의 중등증 내지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다. 올루미언트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은 만성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 대하여 허가 1년 만인 지난 2022년 5월 1일부터건강보험 급여 적용됐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서 올루미언트가 가장 주목받은 점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려움증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완화했다는 것이었다.

올루미언트의 주요 임상연구인 BREEZE-AD1,2,7의 평가지표 중 하나인 환자성과보고 결과가 그것이다. 올루미언트2mg, 4mg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치료 2일차부터 가려움증 중증도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루미언트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주요 평가변수인 EASI 75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올루미언트 4mg과 국소 스테로이드 병용 요법군의 16주차 EASI 75 도달률은 48%로, 위약군의 2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

올루미언트의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는 독일, 일본 등에서 발표한 리얼 월드 데이터를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2021년 11월 미국 류마티스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최대 9.3 년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바 있다.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에서의 장기 투여 연구 결과도 드러났는데, 올루미언트 투여 환자에서 최대68주의 장기적 유효성을 확인하였으며, 최대 3.9년의 데이터에서 일관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보고됐다.

이와 함께 올루미언트의 복약 편의성도 주목할 만하다. 올루미언트는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약제로, 주사제 치료에 거부감이 있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치료에 임할 수 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데 올루미언트 2mg, 4mg 두 가지 용량으로 국내 허가됐기 때문에 환자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용량을 바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하다.

피부 개선 효과 112주차까지 보인 린버크

JAK1에 선택적이고 가역적인 억제제인 한국애브비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는 1일 1회 15mg 혹은 30mg(성인 이상)을 경구로 복용하는 용법ᆞ용량으로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무관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린버크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린버크 단독투여 임상연구에서 16주차 EASI 75 달성률은 린버크 15mg군이 60-70%, 30mg군이 73-80%로 위약군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더불어, 16주차에 린버크 15mg군의 42-52%, 린버크 30mg군의 60%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가려움증 감소를 달성했다.

린버크는 특히 빠르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강점이다. 2주차 EASI 75 달성률이 린버크 15mg군의 33-38%, 30mg군의 44-47%로 나타났으며, 가려움증은 치료 1-2일 후부터 바로 개선됐다.

린버크는 생물학적제제인 두필루맙과의 직접비교 임상을 통해 16주차 EASI 75 달성률이 린버크 30mg 투여군이 71%, 두필루맙 300mg 투여군이 61%였으며가려움증 개선은 16주차 린버크 30mg군이 55.3%, 두필루맙 300mg군이 35.7% 달성하는 등 효과 면에서 우월함을 보였다.

기존 발표된 린버크 임상연구는 52주까지의 추적관찰 결과였는데, 최근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병용 시 장기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한 ‘Rising Up’ 임상연구의 중간분석 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린버크군으로 무작위 추출된 환자의 경우 16주차까지 보인 피부 개선(EASI 75) 효과는 112주차까지 지속됐다. 16주차에 위약에서 린버크로 전환한 환자는 8주 이내에 EASI가 상당히 개선됐으며, 이러한 효과는 112주차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112주까지 16주 단기 연구에서 도출되었던 것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되었고, 새로운 안전성 위험은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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