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수련병원 68곳 전공의 모집 결과 조사
비뇨의학과 지원율 112.2%…2년 연속 상승세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지원자 증가로 하락세 멈춰

비뇨의학과를 비롯해 '기피과'로 불리는 외과계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비뇨의학과를 비롯해 '기피과'로 불리는 외과계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비뇨의학과가 전공의 지원율 100%를 넘기며 이변을 일으켰다. 장기간 전공의 정원 미달로 '기피과' 낙인이 찍힌 지 10년만이다.

청년의사가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지막 날인 7일 주요 수련병원 68곳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비뇨의학과는 정원 49명에 55명이 지원해 지원율 112.2%를 기록했다.

비뇨의학과는 지난 2017년도 전공의 모집부터 정원을 50명으로 감축했지만 이마저도 다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지난해 진행된 2022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후반기 모집까지 거쳐 정원을 어렵게 채웠다. 하지만 올해는 전반기 모집부터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비뇨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한 수련병원 33곳 중 조선대병원을 제외한 32개 수련병원이 정원을 채웠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전공의들이 모집 정원보다 초과 지원했다. 지난해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강동경희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6개 병원이 올해는 정원 확보에 성공했다.

지원자가 가장 많은 병원은 빅5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이었다. 4명 정원에 7명이 몰렸다. 모집 정원이 5명으로 가장 많은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지원율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 비뇨의학과 지원자가 3명에 그쳐 지원율 60%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모집 정원이 3명인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도 비뇨의학과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다.

이에 따라 비뇨의학과 지원율도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뇨의학과는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 모집을 거쳐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처음부터 정원을 100% 이상 채운 것은 10년 만이다. 지난해 청년의사가 진행한 2022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조사에서는 정원 56명에 49명이 지원해 지원율 87.5%를 기록했다.

7일 청년의사가 조사한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지원 현황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지원율이 100%를 넘어섰다.
7일 청년의사가 조사한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지원 현황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지원율이 100%를 넘어섰다.

'기피과' 외과계 전체 지원자 증가…하락세 멈춰

비뇨의학과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기피과들도 전체 지원자가 늘면서 지원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70%대 지원율이 깨졌던 외과와 산부인과는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외과는 전체 200명 모집에 131명이 지원하면서 지원율 65.5%를 기록했다. 지난해 조사보다 5.5%p 오른 수치다. 산부인과는 171명 모집에 지원자 130명으로 지원율 76.0%를 기록하며 다시 70%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61.0%였다.

'대표 기피과'로 불리는 심장혈관흉부외과는 1년만에 전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23.8%p 급등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를 모집한 수련병원 39곳에 총 68명이 배정됐고 37명이 지원했다. 전체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지원율이 30.6%에서 54.4%로 올랐다.

외과 전공의를 모집한 수련병원 58곳 가운데 21곳이 정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정원이 미달됐던 경북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조선대병원, 충남대병원 4곳은 지원자 증가로 충원에 성공했다.

빅5병원 가운데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올해도 외과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모집 인원이 가장 많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7명 정원에 9명이 지원하면서 지원율 52.9%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5명 정원에 단 2명만 지원해 지원율 13.3%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그다음으로 모집 인원이 많은 세브란스병원 역시 15명 모집에 9명만 지원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원율 60%를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세브란스병원은 16명 정원에 7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14명), 서울아산병원(12명), 삼성서울병원(12명)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외과 전공의 정원을 채웠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정원보다 1명씩 더 지원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를 모집한 수련병원 39곳 가운데 10곳이 정원을 채웠다. 나머지 29곳은 미달이었다. 빅5병원조차 서울아산병원만 모집 정원 5명을 다 채웠다. 서울아산병원은 가장 많은 지원자인 전공의 9명이 몰리면서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도 높은 인기를 확인했다.

지난해처럼 4명을 모집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모두 정원 확보에는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빅5병원 중 유일하게 모집 정원을 채웠던 서울대병원은 올해 지원자가 단 1명에 그쳤다.

그러나 39개 수련병원 중 13곳이 지난해보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지원자가 늘었다.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9개 병원이 지원자 증가로 정원 확보에 성공했다.

청년의사는 7일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마친 수련병원 68곳을 조사해 분석했다.
청년의사는 7일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마친 수련병원 68곳을 조사해 분석했다.

저출생 기조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산부인과도 지원율이 반등했다.

지난해 정원이 미달됐던 수련병원 30곳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고려대안산병원, 부산백병원 등 12곳이 올해 정원을 확보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과 계명대동산병원, 중앙대병원 등 6개 병원은 충원은 못했지만 지원율이 상승했다.

빅5병원 중에서는 서울대병원(12명)과 삼성서울병원(6명), 서울아산병원(9명)이 산부인과 전공의 정원을 채웠다.

수련병원 중 산부인과 전공의 정원이 가장 많은 가톨릭중앙의료원(16명)은 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지원율이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전반기 모집에서 14명 정원에 6명이 지원해 지원율 42.9%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6명 정원에 13명이 지원하면서 81.3%로 급증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정원은 미달했지만 지원율은 40%로 상승했다.

반면 지원율이 떨어진 병원들도 있다. 아주대병원은 정원이 4명이지만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아 2년 연속 충원에 실패했다. 지난해 지원자가 3명까지 나왔던 것과 대조된다. 강동경희대병원과 순천향대천안병원, 영남대병원 등 6개 병원은 2년 연속 지원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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