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일산병원 공사감염관리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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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일산병원 공사감염관리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2.0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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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선 병동간호5부 부장, 국제의료질향상학회서 국내 최초 포스터상 수상
병원 종사자 감염관리 지식도 및 지침 준수율·감염균주 검출율 등 대폭 개선

의료환경의 변화와 함께 의료기관의 기능이 점차 확대·재배치되면서 병원 규모도 과거와 달리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관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공사를 거친다.

대규모 건립·건축부터 증축 공사, 시설 공사, 단순 수리·보수, 리모델링, 철거 공사까지 의료기관 종사자와 내원객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원 내 다양한 공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윤미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병동간호5부 부장. ⓒ병원신문.
윤미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병동간호5부 부장. ⓒ병원신문.

문제는 의료기관 공사 및 수리는 공기 오염과 감염을 유발시키는 먼지와 진균포자 발생을 증가시켜 고위험환자의 기회감염 발생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아스퍼질러스증, 각종 알레르기, 수질오염, 치료기구 오염 등을 유발한다는 데 있다.

이는 의료기관이 공사 관련 감염지침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됐고, 실제로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QI(Quality Improvement)활동을 통해 병원 내에 정착시킨 공사감염위험도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QI활동을 주도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최근 열린 ‘국제의료질향상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 ISQua) 제38차 국제학술대회(38th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포스터 발표 부문 수상을 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관이 ISQua 국제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부문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Qua는 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 6개 대륙 70개 이상의 국가 간에 형성된 의료 질 향상 및 안전 개선을 목표로 한 기관으로 1985년부터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56개국 이상에서 약 400편의 포스터가 전시됐으며, 이중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윤미선 병동간호5부 부장이 이끈 QI활동팀의 ‘의료기관 공사감염위험도 평가 절차개선 및 감염관리 지침 준수율 향상 활동’이 포스터 부문 수상작 세 개 중 하나로 호명됐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번 QI활동에는 간호부 윤미선 부장뿐만 아니라 감염관리실·진단검사의학과·시설팀·약제팀·영상의학과·의료정보팀·감염내과 등에서 허정희·양연옥·이아현·손영준·노경균·강다영·임선경·사경순·김은수·박원희·박윤선 등이 힘을 보탰다.

국내 최초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이번 QI활동은 공사 시 감염관리지침 및 절차를 보완하고 감염관리 원칙이 준수되고 있는지 평가 및 점검해 잠재적인 기회감염 예방에 이바지하고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현재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안착한 상태다.

윤미선 부장은 “병원의 물리적 환경 변화에 의한 공사 건수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미생물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기관 내 면역력 저하 환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사 관련 감염 요인에 대한 관리가 의료 관련 감염관리만큼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윤 부장은 이어 “공사 진행 단계별 감염관리 지침 미비, 작업 시 마스크 등 보호장구 미착용, 분진확산 방지를 위한 불완전한 밀폐, 공사감염관리 인식 부족 등은 결국 환자와 내원객을 비롯해 직원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며 “자체점검 결과 최신지침이 반영된 공사감염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이번 QI활동을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핵심지표 및 목표’는 △공사 시 감염관리지침 준수율 △공사 시 기회감염 균주 검출률 △공사 시 공사현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감염관리 지식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으며, ‘개선 활동 방안’도 △정책적 문제 △인력문제 △절차적 문제 등으로 각각 분리했다.

구체적으로 공사 시 감염관리지침 준수율의 경우 직접관찰을 통해 위험관리 등급별 감염 예방대책 점검표에 따른 지침을 준수하도록 했고, 공사 시 기회감염 균주 검출률은 20분 간격으로 250cc씩 2~3회 채집 후 37.0°c에서 2~7일 배양해 위험관리 등급을 관리했다.

아울러 공사 시 공사현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감염관리 지식도는 간호직, 약무직, 보건직, 기능직, 업무 지원직 등 병원 내 업무부서 대부분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아울러 개선 활동 방안 중 정책적 문제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 등을 근거로 지침명, 목적, 위험 사정, 기본원칙, 감염관리 정책 및 절차와 관련된 사항을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인력문제는 일용직 근로자가 많아 대면 교육에 어려운 점을 고려, 주의사항을 제작해 공사현장에 게시했고 간식과 음료 등에 안내문을 부착·제공해 반복적으로 주의사항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공사를 시행하는 부서와 직종을 대상으로 공사 중 감염 발생 및 공기 배양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진균포자 전파를 막기 위해 실무에 적용해야 할 점을 교육했으며 병원 내 게시판에 공사와 감염의 연관성, 공사 시 감염관리 지침, 직원들이 인지해야 할 점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시설팀과 감염관리팀이 지침 준수 여부와 문제점을 교차 점검할 수 있도록 ‘감염 예방대책 점검표’를 전산으로 구현해 EMR에 적용, 수기 보관 시의 분실 우려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토록 했다.

절차적 문제는 △공사 시작 △공사 중 일주일 간격 △공사 종료 등으로 세분화해 감염관리 지침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했는데, 만약 공사 중 지침 준수에 미흡한 점이 발견될 경우 메모를 남겨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도록 유도했다.

이 외에 공사 중 분진이 발생했을 때 주변 환경 정리 및 소독 등의 환경관리를 강화했으며 공사 중 감염관리지침 준수를 향상하기 위해 공사현장 가벽 앞에 체크리스트를 부착해 현장 출입 인력들이 지침항목을 재차 인지·준수 할 수 있게 도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의료기관 공사감염위험도 평가 절차개선 및 감염관리 지침 준수율 향상 QI활동 전후 결과 비교.

이 같은 노력 끝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공사 시 감염관리지침 준수율은 사전대비 23.5%p 향상된 91.7%를 기록해 목표인 90% 이상을 달성했고, 공사 시 기회감염 균주 검출률은 총 9건의 공사에서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이전 33.3% → 0%, 33.3%p 감소).

공사현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감염관리 지식도 또한 공사를 시행한 9개 부서, 5개 직종, 2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는데 사전조사 지식도 72.2%에서 7.9%p 상승한 80.1%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윤 부장은 “감염관리지침 개정을 통한 감염 예방대책의 체계적인 관리와 작업인력 및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공사 시 감염관리 교육을 통한 인식 및 지침 준수율 향상으로 기회감염균주 감소에 효과를 보여 안전한 의료환경 제공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공사와 관련해 잠재적인 기회감염 예방을 위한 활동이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공사 계약 시 감염관리항목을 포함하도록 했고 공사 중에 부적합 사항이 확인되면 시정조치를 한 후 공사 진행을 재개했다”며 “앞으로 고위험등급 공사현장의 경우 공사 전에 적절한 임시장소를 확보하고 환경배양 결과 부적합 시 중재를 끝낸 후에 해당 장소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계속 마련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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