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유한양행∙AZ, 1차 치료제로서 유효성 입증된 데이터 공개
3세대 TKI, 1차 치료서 보험급여는 아직…SoC 등극은 급여 성사가 관건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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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비소세포폐암(NSCLC)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에서 효과를 입증하며, 같은 3세대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의 맞대결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학회(ESMO Asia 2022)와 국내 기자간담회를 통해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기존 치료제 대비 무진행생존(PFS) 등 다양한 평가지표를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ESMO Asia 2022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리월월드 데이터를 공개하며, 1차 치료제로서 임상적 유용성을 다시 확인했다. 

이에 현재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에서 1~2세대 TKI가 표준치료요법(SoC)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3세대 TKI의 SoC 등극 여부는 보험급여 성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렉라자∙타그리소, 아시아 환자 대상 유효성 입증 강조

유한양행과 아스트라제네카는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로서 유효성을 확인한 결과들을 발표하며, 특히 아시아 환자에서의 유효성이 입증된 것을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1차 치료제로서의 타그리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아시아, 유럽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 REIWA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REIWA 연구는 일본에서 진행된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EGFR-TKI로 1차 치료를 받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60명 중에서 타그리소로 치료받은 환자 583명(88%)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그리소 투여군의 mPFS는 20.0개월, 전체생존 중앙값(mOS)는은 40.9개월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글로벌 임상3상인 FLAURA 연구와 일관된 효과를 확인했다.

렉라자도 LASER301 연구를 통해 아시아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LASER301 연구는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93명(아시아 258명, 비아시아 135명)을 대상으로 현재 1차 치료제로 활용되는 1세대 TKI인 아스트라제네카 이레사(게피티닙) 대비 렉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다국가 임상3상으로 진행됐다.

393명 환자 중 엑손 19 결손 변이 비율은 62%, 엑손 21 L858R 변이 비율은 38%였다. 

1차 목표점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에 대한 분석 결과, 렉라자 투여군은 20.6개월, 이레사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HR 0.45, 95% CI 034~0.58, p<0.001). 

인종에 따른 PFS 하위 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아시아 환자군에서 렉라자 투여군이 20.6개월을 기록하며 이레사 투여군 9.7개월 대비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HR 0.46). 

LASER301 임상 연구를 주도한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종양내과)는 “렉라자는 아시아 환자 대상, 비아시아 환자 대상 모두 위험비면에서 안정적인 데이터를 보여줬다. 그동안 출시된 TKI가 보여줬던 데이터와는 다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 센터장은 특히 그동안 EGFR-TKI 치료제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L858R 변이에서 렉라자가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렉라자는 L858R을 가진 환자군에서 PFS 17.8개월을 기록하며, 이레사 투여군 9.6개월 대비 8개월가량 개선된 수치를 보여주며 엑손 19 환자군 대비 상대적으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L858R 환자군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했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1,2,3세대 TKI가 L858R 변이에는 좋은 치료 성과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L858R은 엑손 19 대비 그만큼 치료가 어려웠다”라며 “LASER301 임상에서 렉라자는 L858R 환자가 38% 포함됐음에도 유의미한 PFS 개선을 보였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3세대 TKI, 1차 치료제 등극 열쇠는 ‘급여’

렉라자와 타그리소가 기존 1차 치료제 대비 개선된 수치, 아시아 환자 대상 효과 입증 등 ‘무력 시위’를하고 있는 가운데, 두 약제가 1차 치료 SoC로 등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양성에서 1차 치료제로 주로 활용되고 있는 치료제는 1,2세대 TKI다.

1세대로 분류되는 로슈 타쎄바(엘로티닙), 아스트라제네카 이레사(게피티닙)와 2세대인 베링거인겔하임 지오트립(아파티닙), 화이자 비짐프로(다코미티닙) 등이 1차 치료제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 1,2세대 TKI는 현재 보험급여가 되지만 현재 3세대 TKI에는 1차 치료로써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1~2세대 TKI를 사용한 환자에서 내성이 생겼을 때 재조직검사를 통해 T790M 양성일 경우에만 보험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다. 또 타그리소는 1차 치료제로 사용은 가능하지만 급여는 불가하다.

비급여로 타그리소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한 달에 600만원이 넘는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상 국정감사에선 타그리소의 1차 급여 필요성에 대해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서면 답변을 통해 “기존 치료약제 대비 동 약제를 1차로 투여했을 때 효과(OS 개선 등)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해 이와 관련한 추가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OS 외에도 PFS 등 다른 유효한 수치들이 급여 평가시 고려돼야 하며, 프론트 라인에서 좋은 치료 성적을 내고 있는 항암제들을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보험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에서 특히 EGFR 양성 환자가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부담을 느껴 타그리소 급여가 지속 미뤄져 왔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또 항암제 요양급여 기준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는 다양한 암을 보고 있는 의료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특정 질환 치료제를 전부 알지는 못해 특히 OS 데이터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PFS 개선을 통한 급여 확대는 건보재정에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좋은 치료제를 국가 지원을 통해 처방받고 싶은 마음은 환자들 모두 같다”며 “PFS나 다른 평가값들도 타 치료제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이뤘을 때 적극적으로 고려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치료제가 부족해 1~2세대 TKI를 사용하고 3세대 TKI를 남겨두곤 했다. 해당 시퀀스가 치료 성적도 좋았다”며 “현재는 80~90% 비율로 1~2세대 TKI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지만 3세대 TKI가 급여가 1차 치료제에 이뤄진다면 사용 비율은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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