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질환 AI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개발, 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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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AI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개발, 꿈 아니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8.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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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병원 혁신형 의사과학자 연구사업 참여 중인 안성준 안과 교수 인터뷰
망막 단층촬영 영상 통한 망막질환 진단, 활성도, 치료 결과 예측 알고리즘 목표
망막 전문의 진단 불충족 의료 수요 및 접근성 향상 기대…의료기기 개발도 가능
안성준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병원신문
안성준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병원신문

한양대학교병원이 망막질환 진단용 인공지능(AI) 및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개발에 도전 중이다.

망막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한 실명 예방을 꿈꾸는 것인데, 신진 의사과학자로서 해당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안성준 안과 교수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다.

201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한양대병원은 지난 3년간 10명의 의과학자를 양성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해 SCI 국제 논문 77건, 해외특허 4건, 국내특허 30건, 기술이전 2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의과학자 양성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것인데, 안성준 교수의 경우 망막 단층촬영 영상을 통한 망막질환 진단 및 치료와 관련된 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병원신문은 최근 안성준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개발의 목표와 추진 체계 등에 대해 들었다.
 

두 가지 목표, 세 단계 연구 추진 체계로 구분해 진행

망막질환 AI 진단 및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종합 솔루션

안성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의 목적은 망막 단층촬영에 최적화된 AI와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망막질환의 진단, 활성도, 치료 후 예측,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기반 시스템 등을 구현하는 것이다.

망막 단층촬영이란 빛을 투과시켜 망막 구조를 분석하는 검사다.

레이저를 안구와 기준 거울 두 곳으로 보내 두 반사광의 시간차로 발생한 간섭현상을 분석함으로써 망막 조직 검사에 준하는 고해상도 영상을 생성하고 망막에 발생한 거의 모든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안저 촬영 영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망막질환 진단 AI 및 의료기기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당뇨망막병증 선별검사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병의 활성도 관련 정보는 안저 촬영이 아닌 망막 단층촬영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치료반응을 예측하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즉, 망막 단층촬영은 아직 AI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실적 한계에서 착안해 안성준 교수는 망막 단층촬영 AI를 통해 망막질환 전문가 의뢰 여부 관련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망막질환 진단에서부터 활성도, 치료반응 예측에 따른 임상 의사결정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 종합적인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로 해외 여러 연구에서 AI가 망막 단층촬영을 이용한 경우가 망막 전문의 4명이 임상 자료. 안저 촬영, 망막 단층촬영 모두를 이용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 (이미지 제공: 안성준 교수)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 (이미지 제공: 안성준 교수)

이번 연구개발의 목표는 ‘망막 단층촬영 영상기반 딥러닝 진단 알고리즘 개발·검증’과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프로그램 개발’ 등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망막 단층촬영 영상기반 딥러닝 진단 알고리즘 개발·검증’ 목표의 경우 딥러닝의 일종인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를 단층촬영 영상에 적용해 망막질환 진단에 최적화하고, 각종 임상 정보를 통해 내려진 망막 전문의의 진단으로 라벨링 된 망막 단층촬영 영상을 훈련시키는 개념이다.

이후 훈련된 알고리즘을 독립적인 환자군에 대입해 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비교하는 것까지가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 목표인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프로그램 개발’은 전문가에 의한 라벨링 단계를 구분해 이를 토대로 단층촬영 이미지를 훈련·검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망막 단층촬영 이미지 라벨링, 병의 활성도 라벨링, 치료 상태(결과)에 대한 라벨링 각각의 영역에 AI를 적용한 후 전문가에 의한 예측·비교를 통해 임상 의사결정을 보조하려는 것.

이 같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성준 교수는 △단층촬영 영상 최적화 딥러닝 모델 개발 및 학습(1단계) △추천 알고리즘(Referral Algorithm) 및 병의 활성도 판단 알고리즘 개발 및 검증(2단계) △치료 효과 예측 알고리즘 개발 및 검증(3단계)으로 연구 추진 체계를 나눴다.

이 중 1단계 과정이 첫 번째 목표인 ‘망막 단층촬영 영상기반 딥러닝 진단 알고리즘 개발·검증’에 해당하고, 2단계와 3단계 과정이 두 번째 목표인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프로그램 개발’의 기반이 된다.

안성준 교수는 “총 3단계 과정 중 현재 1단계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망막 단층촬영 영상기반 진단 AI의 개발 및 산업화, 다양한 망막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망막 단층촬영 분석 알고리즘 개발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후 반응 예측 정보 이용 임상 의사결정 패러다임 제시

망막질환 환자 삶의 질 저하 및 질병으로 인한 비용 감소 기대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이러한 연구는 그동안 개인 의학이 막대한 정보의 처리가 필요해 개별 임상 의사 수준에서는 실현 불가능했다는 게 안성준 교수의 설명이다.

안성준 교수는 “AI를 이용하면 막대한 양의 정보 처리 및 망막 이미징을 통한 훈련이 가능해 병의 활성도 등 치료 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개인별로 임상 의사결정을 개별화화는 ‘개인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양대학교 생리학교실 등과 협업하는 융합 연구로 안과학, 영상의학, 컴퓨터공학 각각의 학문적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안 교수다.

안 교수는 “망막질환의 AI 임상 의사결정 보조시스템을 다른 질환에도 적용해 연구성과를 극대화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며 “치료 후 반응 예측 정보를 이용한 임상 의사결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망막질환 환자 삶의 질 저하를 극복하고 질병으로 인한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점도 이번 연구의 경제·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대효과다.

현재 망막질환은 병의 다양성 및 유병률에 비해 망막 전문의 숫자가 지극히 부족해 다수의 환자가 망막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결국 치료가 늦어져 심각한 후유 장해를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망막질환 진단용 AI 및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의 개발은 이런 불충족 의료 수요 및 접근성을 향상시켜 망막질환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극대화함으로써 실명 예방, 시기능 보존, 삶의 질 저하 방지, 질병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 교수는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은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높고 유용성이 상당해 특허 출원 2건 이상 및 산업화 연계가 기대된다”며 “특히 망막 단층촬영 영상기기 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맞춤형 의료기기로 개발 및 산업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9회 연구자주도 혁신형 심포지엄에서 관련 연구에 대한 발표가 구체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출처: 한양대병원 홈페이지)

그는 이어 “영상 기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탑재한 형태로 의사결정 추천을 제공하고 치료반응 및 결과에 대한 예측 정보까지 제공하는 신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양대병원은 안성준 교수의 주도로 9월 16일 오후 2시 한양대병원 본관 3층 강당 및 온라인을 통해 ‘제9회 연구자주도 혁신형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날 심포지엄의 주제는 ‘난치성 안질환 치료기술 관련 연구 및 임상’과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개발’로 나뉘며, 총 6개의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6개 발표의 제목은 각각 △난치성 망막질환 동물 모델 개발 △선천성 안질환의 치료 플랫폼 개발 △망막질환에서의 유전자 치료의 실제 △임상 의사의 의료기기 연구개발 △AI 기반 의료기기 개발 △인공 망막 어디까지 왔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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