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암 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
유정암 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

“뇌졸중 환자를 비롯해서 등 신경계 중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올 11월부터 ‘신경집중치료 전문수련 인증의 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신경계 중환자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에서는 중환자실 사망률과 병원 입원기간 중 사망률이 확실히 감소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성균관의대 신경과학교실 유정암 교수(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는 “오는 11월 말 경에 전문수련 인증의 자격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인증의 시험 응시 자격은 학회 정회원 및 관련 분야 전공의(준회원)로서, 학회에서 주관하는 춘계 및 추계 학술대회에 한번 이상 참석하고, 동계 및 하계 신경집중치료 아카데미(Neurocritical Care Academy)를 모두 이수한 자에게 주어진다. 아울러 유관학회인 대한뇌졸중학회, 대한뇌전증학회, 대한뇌염학회 등에도 공문을 보내 인증의 시험에 참여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 교수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신경계 중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신경계 중환자 세부 전문의(neurointensivist)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면서 “인증의제도가 신경계 중환자 집중치료에 대한 정부와 의료기관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국내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 교수는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신경계 질환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경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흡한 구석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신경계 중환자 집중치료의 발전 가능성은 무척 크다”고 전망했다.

“수술 후에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주요 질환은 중증 뇌졸중, 지주막하출혈, 뇌전증, 뇌염 등입니다. 일반 환자와 달리 신경계 중환자는 언제 어느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집중치료가 절실합니다. 신경계 집중치료 전담 전문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유 교수는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가 전문수련 인증의 제도를 도입하는 근거로 신경계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사망률 지표가 개선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연구 논문을 제시했다.

Kaplan-Meier 30-day survival analyses before and after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in all ICU patients (A) and TBI patients (B). Black solid line, before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red solid line, after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P = 0.373 and P = 0.011, respectively, based on log-rank tests.ICU = intensive care unit, TBI = traumatic brain injury.  (2017년 JKMS에 발표된 논문의 그래프)
Kaplan-Meier 30-day survival analyses before and after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in all ICU patients (A) and TBI patients (B). Black solid line, before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red solid line, after neurointensivist co-management; P = 0.373 and P = 0.011, respectively, based on log-rank tests.ICU = intensive care unit, TBI = traumatic brain injury.  (2017년 JKMS에 발표된 논문의 그래프)

그 중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JKMS>에 2017년 6월 발표된 논문을 보면 신경계 중환자 전문의가 상주하는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외상성뇌손상 환자의 중환자실 사망률이 22.9%에서 8.5%로, 30일째 사망률이 27.1%에서 11.0%로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2020년 서울대병원에서 나온 논문에서도 신경중환자 전문의가 병원에 상주할 때 중환자실 사망률과 병원 사망률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입증됐다.

유 교수는 이처럼 신경계중환자 전문의의 필요성이 입증됐음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신경계 중환자 집중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의료기관의 관심도가 여전히 낮고 치료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과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수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병원의 중환자실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그는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힘든 과정을 감내할 의사도 없을뿐더러 열정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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