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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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
  • 병원신문
  • 승인 2022.06.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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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 명곡(明谷) 김희수 이사장, 서화(書畵) 인생 어록집 펴내

올해 개원 60주년을 맞은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이사장 겸 건양대학교 명예총장인 명곡(明谷) 김희수 박사가 최근 인생 어록집 ‘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를 펴냈다. 구순(九旬)을 넘어서 배우기 시작한 그림과 글씨를 곁들여 인생의 지혜를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은 벌써 화제가 되고 있다.

김희수 이사장
김희수 이사장

1928년 충남 논산시 양촌면 남산리에서 태어난 김희수 이사장은 세브란스의대 졸업 후 미국유학을 거쳐 1962년 김안과병원을 설립, 국내 최대 규모의 안과병원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김희수 이사장은 안과의사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에 만족하지 않고, 50대 초반의 나이에 고향의 중학교 인수를 시작으로 후학을 육성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이어 건양대학교를 설립하고, 예순일곱에 의과대학 신설 허가를 받고, 일흔셋에 건양대병원을 지었다.

김희수 이사장은 90년 넘는 인생을 치열하게 달려왔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지금 김희수 이사장의 나이는 아흔다섯이다. 삶을 회고해보니 공적인 일에 삶을 바쳐 성공을 이룬 보람과 기쁨은 컸다. 하지만 삶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이 일었다고 한다. 그래서 90이 넘은 나이에 꼭 섭렵해보고 싶었던 문학, 역사학, 철학과 심리학, 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촉촉한 감성을 길러줄 수 있는 서예와 그림 등을 배우며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삶을 반추하면서 적어 놓은 글과 직접 그린 소박한 그림을 함께 묶은 인생 어록집이다. 구순을 넘은 사회의 큰 어른이 한평생 신념을 갖고 해온 일들과 그 속에서 발견한 지혜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조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펴냈다.

책에는 무심한 듯한 연필화에서부터 채색화, 수묵담채화까지 김희수 이사장이 그동안 틈틈이 그린 작품들이 글과 함께 실려 있다. 비록 화려하거나 뛰어나진 않지만, 모진 비바람과 폭설을 맞으며 세월을 견딘 소나무처럼 그의 글과 그림에서는 단단함과 묵직함이 느껴진다.

김희수 이사장은 구십 평생을 의료와 교육 분야에 몸담으면서 남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여겼고,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살아왔고, 만들어진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닌 새로운 길을 여는 개척자였다. 그 결과 자연스레 성공과 부가 따라왔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로 살았다.

이 책에는 ‘아흔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다는 건, 아흔다섯 번의 삶을 사는 것과 같구나.’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늙음과 죽음은 퇴보의 과정이 아니며,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사는 ‘현역’이 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살다 보면 좌절하고 절망하고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구순이 넘은 어른이 일생동안 정면 돌파하며 하나씩 깨달은 삶의 이치와 지혜에 귀 기울인다면, 조금이라도 위안과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지쳐 있는 젊은이들에게 구순의 김이사장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자신의 부족함을 안다는 건 비관하기 위해서가 아니란다. 채우기 위해 필요한 일이지.’

<차례>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현역이다 4

-걸음을 멈춘 후 보이는 세상 10

-오래된 ‘나의 집’을 갖고 싶었다 38

-쇳가루 튀는 노동자와 함께한 나의 김안과병원 66

-나무를 키운다는 것, 교육한다는 것 94

<가위바위보 출판사, 12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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